전출처 : 어룸 > The Four (Glasgow Style)

 

 

 

Glasgow Style이란 간략하게 말하면 1890-1920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이루어진 아르누보 양식을 의미합니다. 그 중심에는 네명의 멤버로 The Four라고 이름지워진 그룹이 있었습니다. 

Charles Rennie Mackintosh(1868-1928)의 주도로 그의 친구인 Herbert McNair(1868-1955)와 함께 같은 Glasgow School of Art출신의 자매인 Margaret MacDonald(1864-1933)와 Frances MacDonald(1874-1921)가 의기투합하여 영국보다는 유럽에 더 많은 큰 영향을 미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양식을 구축해나갑니다. 하지만 각자의 재능도 뛰어난 그들의 공동활동은 그리 긴 시간 동안 이어지진 않습니다.


1900년에 결혼한 매킨토시부부는 두 사람 모두 성공가도를 달립니다. 마가렛은 젯소로 그려 비즈장식으로 마감한 그녀만의 독특한 panel로 유명세를 얻고, 남편은 건축가로서 명성을 떨칩니다. 유럽전역을 돌아다니며 일을하던 그들은 1차대전당시에는 스파이로 의심당하기도 합니다.


마가렛이 요양차 영국으로 온 사이에 프랑스에서 일하던 매킨토시가 거의 매일 쓴 편지에는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는지 그리고 자신은 그저 단순히 재능이 있을뿐, 당신이 천재이며 자신의 모든 건축작품의 절반은 그녀라는 걸 언제나 기억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결국 병이 든 쪽은 매킨토시로 영국으로 돌아와 더이상 건축엔 손대지 않고 수많은 수채화를 그리며 생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그후 마가렛은 계속 유럽전역을 떠돌다 영국으로 돌아와 양로원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건축을 제외한 가구, 일러스트, 보석, 책장, 수채화, 포스터등을 디자인하던 맥네어는 매킨토시의 눈부신 성공에 비해 그렇게 일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1895년 개업하여 마가렛과 프랜시스와 함께 셋이서 몇년간의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디자인회사마저도 화재로 많은 작품을 잃고 문을 닫게 됩니다. 글래스고를 떠나 리버풀에 정착하여 교사로 활동하며 1899년 프랜시스와 결혼하여 한 아이를 낳고, 프랜시스는 상징주의나 신화를 바탕으로한 수채화로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영하던 가문의 운송사업이 파산하여 결국 글래스고의 프랜시스의 친정으로 가게 되지만, 그녀의 부모는 매킨토시와 비교하며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스운 것은 결혼 초에는 그 모든게 반대의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매킨토시는 가난한 경찰의 아들인데 비해 맥네어는 부유한 가문 출신이었으니까요.

심지어 그녀의 가족은 그에게 1인용 캐나다 편도 티켓을 제공하며 그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몇달 뒤 그는 돌아오고, 두 사람은 가문에서 쫓겨나지만 그들은 두번다시 헤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자 맥네어는 우체부, 창고관리자등의 직업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나갔고 1921년 프랜시스가 뇌출혈로 사망하자(자살이라는 설도 있다) 그는 절대 디자인도 그림도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는 20년 뒤 트렁크 하나에 그녀와 자신의 습작과 수채화를 넣어 모조리 불태우고 양로원으로 들어가버립니다.


The Moonlit Garden(1895-7) by Frances Mcnair (수채화)

Frances Macnair라는 화가의 그림이 모두 너무 맘에 들어서 그녀의 생애에 호기심이 생겨 알아보다가, 낯익은 매킨토시라는 이름을 발겼했습니다. 첨엔 그냥 동명이인인줄 알았는데 글래스고스타일 어쩌구하는걸 보니, 이 매킨토시가 일렁님깨서 말씀하신(일렁님의 페이퍼 - 'Mackintosh의 의자'가 궁금하신 분은꾸욱 눌러주세요^^) 그 매킨토시와 동일인물이더군요! 어찌나 기쁘던지...^------^ 그래서 덩달아 그들에 대해 좀더 캐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결국엔 이런 드라마틱한 네사람의 인생과 만나게 되는군요....


The White Rose and the Red Rose(1902) by Magaret Mackintosh (panel: 젯소에 비즈)

네사람으로 태어나 뜻이 맞아 하나를 이루었지만, 결국 네 사람 모두 다른 길을 갔던 것이 어느 대하 드라마의 기승전결을 보는 듯했습니다. 네사람 각자의 의지가 모두 아름다웠지만, 전 왠지 맥네어 두 사람에게 너무 감정이입이 돼서기분이 우울해지곤 했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몰랐다면 모를까, 처음엔 'the Four는 완전 패밀리비즈니스였구만~^^ ' 그러면서 신나게 그들의 생애를 추적하던 저로서는 결과적으로는 뭐랄까... 씁쓸했습니다.  '두번다시 그리지 않겠다'라는 맥네어의 맹세가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마음을 너무 쓸쓸하게 만드네요 T_T


그들의 스타일에 큰영향을 끼친 네덜란드 화가 Jan Toorop의 Two Women(1893)

(왜 이런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풀어놓느냐...하면, 앞으로 이 사람들 그림들을 주구장창 올려댈텐데 미리 설명해놓으면 나중에 편할듯하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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