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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탐정사무소 7
칸자키 슘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원제가 히라가나로 '아아' 탐정 사무소인 일본 만화. 호리호리한 외모에 변장을 즐기고 의뢰인들의 trivia를 알아 맞히는 게 특기(?)이며 온갖 운동의 명수. 여기에 일종의 부업으로 탐정소 조수를 뛰는 한 아가씨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 것까지 합치면 누가 보아도 셜록 홈즈 풍의 얘기를 의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화법(話法)과 시점의 유사성을 제끼더라도, 1권부터 펼쳐지는 대다수의 사건이 코난 도일의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현대물에 맞게 약간씩 변형했다는 것을 단박에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그런 점은 참 반갑고 재미있었는데, 그렇게 구현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비극적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나 코믹해서 이것이 코난 도일과 셜록 홈즈를 너무 존경해서 만들어진 오마쥬인지, 아니면 현대로 옮겨 두면 너무나 희극적이 될 100년 전의 홈즈라는 캐릭터와 셜로키언/홈지안의 생리를 은근히 비꼬기 위한 것인지 상당히 애매했었다. 적어도 6권까지는 그랬는데...
바로 이 7권에 나오는 단 하나의 대사로 그런 의문이 말끔히 해결되었다. 주인공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엉터리 노래를 부르는 장면인데, "그라나다 TV 홈즈 주제가에 나름대로 가사를 붙여 본 거야" 라고 말한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그 엉터리없는 가사를 예의 주제곡에 맘 속으로 하나씩 붙여보고 있는 내 자신을 느끼는 순간 논란 끝. 비록 국가도 다르고 쓰는 말도 다르니 절대 얘기는 못 해보겠지만 같은 작품을 매우 좋아하는 또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혀 예상 못 한 곳에서 느끼게 되니 너무 좋았다.
셜로키언으로서 느끼는 재미 외에, 가끔씩 벌어지는 엄청나게 과장된 구도의 액션 장면이 독창적이고도 우스워서 약간 진부한 아이디어를 벌충해 주는 편. 아무튼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였다. 옥의 티라면 소년 만화들에 자주 보이는 서비스성 컷들이 나오는데, 서비스라는 것이 너무 눈에 보여서 흠이었달까. 일본 현지에서 드라마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한번 기회가 되면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