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분량이라 부담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상징과 이미지가 많이 담겨 있는 소설이라 읽고 나서도 곱씹게 됐어요. 한국 소설인데도 달빛, 호수, 수련, 비, 물속의 아이 같은 장면들이 낯설고 이국적으로 느껴져서 마치 번역소설이나 한 편의 그림책을 보는 듯한 분위기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슬픔과 사랑, 그리움과 후회를 증류한다는 설정이 독특했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없애는 것이 정말 완전한 삶일까 하는 질문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설명보다 이미지와 상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라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짧은 이야기 안에서 감정과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