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긴 세월을 혈연관계로 이어져 부모의 보호 속에서 성장하고, 언젠가부터는 입장이 바뀌어 봉양 받으며 살아가는 관계가 된다. 그런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천륜이라 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한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가족의 해체가 심화되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일쑤다. 아비는 자기가 낳아 기른 자식이 잘 되길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않음에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자신의 입장이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비를 바라보는 자식의 입장도 답답하고 힘들긴 매한가지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부분은 서로가 툭 터놓고 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이해력 부족이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속 썩이는 딸에게 어미들이 많이 하는 말이 있다. '너 닮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이다. 자신도 어린 시절 들었던 말이겠지만 대를 이어 또 그 말을 이어 한다.
사실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 철이 든 거다. 어릴 적에 그들의 속내를 다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인간이 그리 영특하지는 못하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뜻을 다 헤아리는 자식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