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의 말 - 남성 중심 사회에 맞선 불꽃 인생
나혜석 지음, 조일동 옮김 / 이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수원에서 살았던 나에게 '나혜석'이란 인물은 그리 낯설지 않다. '나혜석거리'라는 이름으로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시가지에 이름을 걸어둘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 여성 최초의 서양화가, 문학가, 근대 신여성의 효시 같은 수식어다.

그녀는 화가나 작가이기 전에 인형이 되기를 거부한 여성이자 여성의 권리를 찾고자 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와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침묵하지 않았으며,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하고 저항했다. 요즘 말로 페미니스트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했고,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와 맞서 싸웠다.

이 책 《나혜석의 말》은 그녀가 쓴 글들을 통해 그녀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의 시선으로는 그리 이해가 어렵지 않으나 당시 수많은 이들의 눈과 사고에는 그녀는 무척이나 반사회적인 인물이었을 것이란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반향을 일으켰던 <이혼 고백서>를 보면 무척이나 대담하다고 생각도 든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그리 너그럽지 못하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러하다. 굳이 페미니스트가 아닐지라도 나혜석이란 인물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들을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우리 사회의 남녀가 더욱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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