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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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희생자들의 어머니와 참전 병사들의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러시아가 아프카니스탄이랑 전쟁을 한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녀의 모든 책을 읽어야겠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 나오는 이반 카라마조프는 말한다. "짐승은결코 사람처럼 잔인해질 수 없습니다. 그처럼 교묘하게, 그처럼 예술적으로 잔인하지는 않죠."
그렇다, 나는 우리가 이 사실에 귀 막고 눈감고 싶어하지는 않은지 의심이 든다. 하지만 모든 전쟁에서 사람들은, 누가 어떤 명분으로 일으켰든지, 그 사람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오시프 스탈린이든, 결국 서로를 죽인다. 그건 살인이다. 하지만 우리는 으레 이 점을 간과한다. 심지어 무슨 이유인지, 학교들조차 순수한 의미의 애국심이 아니라 군사적애국심을 가르친다. 사실 무슨 이유인지‘라고는 했지만, 군사 사회주의,
군사 국가, 군사적 사고, 이유는 자명하지 않은가?

나는 사건이 아니라 감정의발자취를 좇는다. 사건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감정의 변화들을 주시한다. 내가 하는 이 일은 어쩌면 역사가의 작업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흔적을 남기지 않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좇는 역사가다. 거대한 사건들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거대한 사건들은 역사 속으로 계속전진해들어간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악령』에 나오는 구절이다. "확신과 인간. 이 둘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다르다…… 모두가 다 잘못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사실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면!" 도스토옙스키는, 인류는문학과 과학에서 규정하는 것보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이, 훨씬 더 많이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만약 도스토옙스키를 읽지 않았다면, 나는 엄청난 절망에 빠졌을 것이다.

책에는 실명을 신지 않는다. 몇 사람은 자신들의 고해성사를 비밀에부쳐달라고 부탁해왔고, 또 어떤 이들은 모든 걸 잊고 싶어했다. 톨스토이의 말처럼 ‘사람은 물처럼 흘러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으려 한다.

- 우리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어디에서 죽었나요? 그애가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 그저 금속 상자 하나를 땅에 묻은 거지, 아들을 묻은 것 같지 않아요. 아직어딘가 살아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러자 군정치위원회 담당자가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어요.
- 이건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되는 사항입니다! 그런데 지금 아들이죽었다고 사방에 떠들고 다닐 참입니까? 발설하지 말라, 이게 당국의지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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