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기본 중에 기본인데도 이상할 정도로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세상에 어느 축구 선수가 공만 보고 드리블을 한단 말인가? 시야가 공에서 벗어나야 전체적인 경기 상황을 살펴보며 적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도 확인해야 하고, 패스해 줄우리 팀 선수의 위치도 확인하고, 눈을 맞추며 소통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염없이 땅, 땅 위의 공, 공 아래 발만 번갈아 보면 안 되는 것이다.
"대개 초보자들은 공(점)’만 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선수의 동선(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한 발 더 나아가면그 선들이 변이 되어 만들어 내는 공간(면)’을 보게 되는 것" (박태하, 대체 왜 하필 축구란 말인가」, 《릿터》 2호)이라는 말처럼, 오프더볼이 눈에 들어와 공간이 만들어졌다 지워졌다 하는 것을 볼줄 아는 사람과 그러지 못하고 공이나 선수들의 발만 눈으로 쫓는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기를 봐도 전혀 다른 두 축구를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