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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로널드 B.토비아스 지음, 김석만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평점 :
이반 일리치는 주디스 트라허른처럼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 그러나 주디스와 달리 이반은 보통사람이다. 아무것도 그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지 않는다.
독자는 이반에게서 자신을 보기 때문에 그를 이해한다.
관객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을 믿는다. (-) 완전한 세상에는 사랑밖에 없을 것이며, 인간을 저차원으로 만드는 사소한 일들은 사랑 앞에서 모두 물러설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세속적이다. 인간은 사랑으로 채워진 완전한 세계를 갈망하는 불완전한 피조물이다. 살아가는 동안엔 결점으로 고통당해야 하고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서를 기다리며 혼란 속에 지낸다.
모두들 사랑은 끝이 없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적당한' 사랑의 교훈을 배우고 그것을 자식들에게 열심히 전한다. (-) 사회는 그런 요구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따른다.
그러나 (-)사랑의 개념은 연인들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쉽게 넘게 만들고 금지된 영역으로 들어서게 한다. (-) 사랑 이야기는 사회적 금기의 얼굴을 가리면서 사랑이 사회 전체의 반대보다 힘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랑은 균열의 틈을 메운다.
아주 못생기거나 별나게 생긴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함을 겪는다. 사람들은 그들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한다 (-) 서양문학에서 콰지모도보다 더 못생긴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 콰지모도의 마음과 상상 밖에서도 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
사회는 보통 금지된 사랑을 알게 되면 불만을 표시하고 그 사랑을 방해한다. 연인들은 하는 수 없이 비밀스럽게 사랑하거나 일반 사람들의 관습을 무시한 채 사랑한다. 그러나 비밀스러운 관계는 늘 탄로나고 사회는 항상 규칙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벌줄 준비를 한다.
관객은 (-) 사랑의 관계가 해럴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느낀다. 해럴드는 순진한 상태에서 사랑에 빠졌다. 그는 두려움을 모른다. 반면 모드는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은 상태에서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결과를 이해한다.
두 연인은 사회에 진 빚을 갚아야 한다. (-) 로미오와 줄리엣은 죽는다. 마담 보바리와 안나 카레리나, 에스메랄다, 아서 담즈데일, 아센바흐도 죽는다. (-) 살아남은 자는 환멸과 절망에 손을 들기도 한다. 남은 연인은 모든 걸 잃게 된다.
이탈리아의 비극오페라는 정말 관객의 가슴을 쥐어짠다. (-) 루돌포는 미미와 사랑에 빠지지만 미미는 죽고 만다. (-) 비올레타 역시 죽음을 맞는다. (-) 이탈리아에는 전염병에 걸려 죽은 여자보다 오페라에서 사랑하다가 죽은 여자가 더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