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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무엇이든 하나 사고 싶었던 날. 뭔가를 사기 위해서 들어간 서점에서 집어온 '검증된 책'.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져 힘든 날들, 모두 잊고 푸욱 빠져 들 짜릿한 책이 필요했다. 서점에서 무게 달아보듯 이것 저것 집어보다, 이 아이로 낙점해 데리고 왔다. 백설공주와 함께 시작된 연휴, 그리고 책을 여러번 뒤적뒤적 했을땐 이미 화요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두 명의 동급생 여자아이를 살해 한 혐의로 10년의 복역을 마친 토비우스 자토리우스. 그가 출소해 알텐하인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누군가에 의해 섣부르게 마무리된 토비의 사건과 출소 이후 마을사람들의 마녀사냥을 연상케 하는 태도.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보았던 한국영화 '이끼'가 강하게 생각났다. 이상하게 단결된 마을과 무언가 숨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테를린덴까지. 우연히 마을에 들어와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는 아멜리의 등장 역시 낯설지 않았다. 미스터리의 요소가 군데군데 섬유의 직조처럼 잘 짜여져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단순히 토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아멜리의 호기심은 10년 전 살인사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하던 아멜리가 일순간에 실종되면서 그녀를 찾기위한 공권력이 발동된다. 사건의 또 다른 열쇠를 쥐는 형사들이 이 즈음 각자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10년전 사건과 토비의 등장, 아멜리의 실종을 연속선상에 놓고 수사를 시작한다.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상황'들이 계속 펼쳐지며 정말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순간들도 찾아온다.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류 소설에서 가장 스릴넘치는 시간은 아마 이 시간일 것이다.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일 때 나오는 장르의 힘.
알텐하인이라는 무대를 만든건 누구 였을까. 의문점이 하나하나 풀려가며 든 생각은, 영화 이끼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 했다. 결국 그 무대를 만든건 우리 모두 였다는 것. 모든 사람들의 열망이 하나로 모여, 토비를 두 소녀 살인범으로 몰고, 남겨진 토비의 가족들을 못살게 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온 그에게 또다시 살인자라는 누명을 씌운다. 이렇게 보면 참...이 책에서 언급된 마녀사냥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단체가 굴리는 수레바퀴의 힘은 생각보다 너무 세서, 그에 반하는 개인들의 시도를 한번에 밟고 지나가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러가는 수레바퀴를 멈추게 하는 힘은 작은 돌부리에서 나온다. 이 책에서의 아멜리나 피아의 존재처럼.
신기한 소설이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두려워 생긴 슬럼프를, '사람은 역시 무서워'라는 깨달음과 '그래도 역시 사람뿐이야' 하는 안도감으로 흔들어 주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처럼 심장을 후벼파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