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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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43쪽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 같이 있어야 합니다."-45쪽

"난 그래. 게다가 이게 뭘 해야 할지 알겠어. 산책을 하면서 당신을 생각하고, 당신을 생각하면서 혼자 점심을 먹고, 그런 다음 6시가 되기를 기다릴 거야. 알다시피 난 패기에 찬 젊은이는 아니거든."
"당신 상사는 뭐라고 할까?"
"모르지. 어째서 당신은 내가 미래를 준비하느라 현재를 망치기를 바라는 거지? 내가 관심 있는 건 오직 내 현재뿐인데 말이야.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해."라고 대답하며 그는 요란하게 절하는 시늉을 했다.-106쪽

"웃으라고 한 말이 아냐.'자기'라는 게 무슨 뜻인 줄이나 알아? 당신은 나를 당신 자신만큼 소중히 여기는 거야? '자기'라는 말에 다른 뜻이라도 있나?"-118쪽

"삶은 여성지 같은 것도 아니고 낡은 경험 더미도 아니야. 당신은 나보다 열네 해를 더 살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당신을 사랑할 거야. 그뿐이야. 나는 당신이 자신을 천박한 수준, 이를테면 그 심술쟁이 할망구들의 수준으로 비하시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지금 우리의 문제는 로제뿐이야. 다른 건 문제되지 않아."-133쪽

그랬다, 그녀는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욕망에 쫓겨 거리를, 해변을 쏘다녔다. 그녀는 하나의 얼굴, 하나의 생각을 찾아 헤맸다. 요컨대 하나의 대상을 찾아서. 3대에 걸쳐 여자들의 머리 위를 감돌았던, 행복해져야 한다는 의지가 그녀의 머리 위를 감돌고 있었다. 당신에도 장애물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 이제 그녀는 새로 개척하는 대신 갖고 있는 것을 지키려 애쓰고 있었다. 직업을, 그리고 남자를......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추구해 온 그런 것들에 대해 그녀는 서른아홉 살이 된 지금도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시몽은 그녀에게 몸을 맞대고 잠이 들었다.-141쪽

그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를 제대로 평가해 준 적이 없었다. 항상 그가 상스럽고 천박하다고 여기지 않았던가. 그녀에게 그 자신의 가장 좋은 부분, 가장 견고한 부분을 내주었음에도. 여자들은 그랬다. 여자들은 모든 것을 요구하고 모든 것을 다 내주는 것처럼 보여서 완전히 마음을 놓게 만든 다음, 어느 날 정말 하찮은 이유로 떠나 버린다.-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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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 - 지리산 자락에 정착한 어느 디자이너의 행복한 귀촌일기
권산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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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쉬운 것이 외면이다.-46쪽

사람 사는 세상의 모든 마을이 변화를 화두로 삼아야 할 이유는 없다. 대다수의 우리들은 '변화'라는 것을 너무 당연한 명제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 또는 변화와 발전을 동일하 의미로 인식하기도 한다. -86쪽

모든 농사의 결과물은 어느 순간 비약적이었다. 어느 아침에 보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벼의 녹색에 누른빛이 감돌기 시작하면 추석이 코앞이란 소리다. 더위가 한풀 숨이 죽고 고추 따서 말리는 손이 바빠진다. 배추 모종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언제나처럼, 약속한 바는 없지만 모두 같은 시기에 같은 행동을 한다. 아무리 바빠도 그 시기에 작물을 심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다.-102쪽

때로 시간은 반복적이지만 그 반복은 한번도 똑같지는 않았다.-114쪽

같은 옷을 입고 학교를 다녔고 "무엇이든 해라"라는 말보다 "무엇을 하지 마라"라는 말씀의 홍수 속에서 살아왔다. 시작과 끝을 스스로 결정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우리는 단지 똥과 오줌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권리만 부여받았었다. 대부분의 경우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없었다. 대열에서 이탈하기 때문이다. 동경하지만 실행하기는 힘들다. 새로운 시작은 우선멈춤을 전제로 하는데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은 엉망이 되기에. 어쩌면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계속 달리고 있는 우리들.-211쪽

그래서 완벽하게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사람은 타고나는 것 같다. 하지만 지향은 한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223쪽

"가족끼리는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힘들고 괴로운 때가 와도 변함없이 가족 모두 모여서 밥을 먹어라. 가장 나쁜 것은 배가 고픈 것과 혼자 있는 거란다."-225쪽

그녀는 항상 '지금'이 좋았을 것이다. 지금. 가장 치열한 지금. 결코 외면하거나 비켜서지 않았던 '지금'. '지금'이 무조건 좋았을 리는 만무한 것이다. 다만 그 '지금'을 받아들인다. 지금을 받아들이지 못할때 우리네 인생은 피곤해진다. 자신에 대한 부정이다. 자신을 부정하는 시간 속에서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다.-251쪽

역시 '해야 하는 일'은 '하고 싶은 일' 보다 무겁긴 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어른들은 말한다. 언젠가부터 나는 그 말에 살짝 의문을 표했다. 어른들은 끝까지 해야 하는 일만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또는 하고 싶은 일이 있기나 한 것 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자신을 탓했다. 어린 시절에 해야 할 일은 열심히 하지 못한 탓에 그리되었다고. '카르페 디엠'은 어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일 것이다. -291쪽

없는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바뀔 이유도 없다.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에 대해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거나 부끄러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제 처지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없는 자가 있는 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데 다툴일은 없는 것이다. -343쪽

생각은 생각대로, 현실은 현실대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생각은 항상 현실에 패배했었지.

영화 <키 라르고>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주절거린 말이다.-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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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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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하나의 창으로 보면 실제보다 훨씬 더 근사해 보이는 게 인생이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15쪽

지금도 도시의 하늘을 장식하는 이 방의 노란 창문들은 땅거미 내려앉는 거리를 지나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비밀을 나누어주고 있으리라.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올려다보고 궁금해하는 자였다. 나는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밖에 있었다. 놀랍도록 다양한 인간사에 매혹당하는 한편으로 진절머리를 내면서.-50-51쪽

허세라는 게, 처음부터는 아니겠지만 결국 뭔가를 은폐하게 마련이다.-76쪽

모든 사람은 여러 주요한 미덕 중에서 최소한 한 가지쯤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싶은데, 내 경우에는 이것이다 :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정직한 사람들 중 하나다.-78쪽

어지러운 흥분과 함께 문득 하나의 경구가 내 머릿속을 때리기 시작했다. '세상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바쁜 사람과 피곤한 사람뿐이다.'-101쪽

작별인사를 하러 간 순간, 나는 개츠비의 얼굴에 다시 돌아온 당혹스러움을 발견하였다. 현재의 행복에 대한 희미한 의심이 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돌아보면 거의 오 년의 세월이었다. 그날 오후만 해도, 눈 앞의 데이지가 그가 꿈꾸어왔던 데이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오래도록 품어왔던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환상의 생생함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낸 독창적인 열정속으로 밀어넣은 후, 하루하루 그것을 부풀려갔고, 가는 길에 마주친 온갖 깃털로 장식해왔던 것이다. 아무리 큰 불도, 그 어떤 생생함도, 한 남자가 자신의 고독한 영혼에 쌓아올린 것에 견줄 수 없다.-121쪽

인간의 공감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그들의 비극적인 다툼이 맨해튼의 불빛 너머로 사라지는 것에 만족했다. 서른 살. 외로운 십 년, 독신남성으로서 숙지해야 할 것들의 리스트가 점점 짧아지는 것, 열정이라는 서류가방이 점점 얇아지는 것, 머리카락이 가늘어 지는 것을 예고하는 나이.-170쪽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선 언제나 어떤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소리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인생이 당장 그럴듯한 모습으로 자기 앞에 나타났으면 하고 바랐다. 결정은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내려주어야 했다. 사랑, 돈 혹은 재고의 여지가 없는 현실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었고, 그것들은 모두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어야 했다.-188-189쪽

"아, 기억나요?" 그녀가 덧붙였다. "언젠가 운전에 대해서 말한 적 있잖아요."
"네......정확하지는 않지만."
"나쁜 운전자는 다른 나쁜 운전자를 만나기 전까지만 안전하다고 당신이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나쁜 운전자를 만났던 거예요. 안 그래요? 내 말은, 내가 경솔하게 혼자 내 멋대로 억측을 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난 당신이 좀더 꾸밈없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당신도 남몰래 그렇게 자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나는 이제 서른이예요."내가 말했다. "스스로를 속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나이는 오 년 전에 지났어요."-220쪽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가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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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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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의 언덕을 처음 만난건...작고 발랄하던 초딩 때다. 주말에 한번, 한번에 세 권의 책을 빌려오던 어린이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책. 저학년이 읽기엔 너무 어려워 보였던 고학년용 도서 사이에서 어찌하다 내 손에 굴러들어온 책. 일주일 내내 그 책을 읽으며 눈물 콧물 다 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 내겐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이 가슴이 미어질듯이 서러웠다.(아마도 어린이용 도서로 각색된 책이었던듯) 언젠가 스물다섯이 넘으면, 연애라는 걸 한번이라도 경험하고 난 후에,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막연하고 아득한 결심이었다.

 

 

 정신없이 졸업하고 수험생을 거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잊고 지냈던 추억의 '폭풍의 언덕'에 다시 손을 대게 된건 민음사세계문학전집을 필두로 출판사마다 깜찍한 전집을을 출판하면서 부터였다. 뭔가 '고전' 스러운 것을 찾던 내게 어린 시절 기억이 다시 찾아왔다. 아, 이건 읽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디자인이 제일 예뻤던 문동 책을 골라서 읽게되었다.(아, 소녀감성!) 어린시절의 기억들...캐서린과 히스클리프를 필두로 힌들리, 헤어턴, 넬리 등등 친근한 이름들이 기억속에서 떠올랐다. 단순히 스토리 라인만 콘크리트 철근 처럼 남아있었는데, 다시 살이 입혀진 멋진 건축물처럼 변해가는 느낌들이 읽는 내내 나를 행복하게 했다.

 

 

 부러울만큼 지독한 사랑을 하는 히스클리프. 악마같은 그에게 캐서린의 존재는 생명수였다. 어쩌면 언쇼 씨가 그를 폭풍의 언덕으로 데려온 그 순간부터, 운명처럼 시작되었을지도 모를 그에겐 생명같은 사랑. 치열한 복수를 일삼는 히스클리프에게 그나마 따뜻한 애정을 줄 수 있는건 그의 행위들이 모두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간단한 사실 떄문이다. 사랑, 사랑은 참 모든 행동들을 깨끗하게 포장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자신을 배신하고 린턴과 결혼해 버린 캐서린에 대한 복수심은 그를 치열한 악마로 만들었다. 린턴의 동생 이사벨라를 꾀어 내 결혼한 뒤 그녀를 불행의 나락으로 몰아내었고,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을 하인처럼 대하는가 하면 자신의 아들과 린턴의 딸을 결혼시켜 그의 재산을 모두 자신은 손아귀에 거머진다. 캐서린이 죽은 뒤 어쩔 수 없을 상실감을 그는 복수심으로 채우려던 그는 마치 캐서린을 만나는 듯한 기이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난다.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말하던 20대 초반의 열정은 이미 물건너 갔음에도, 사랑때문에 '죽는' 히스클리프의 모습은 뭔가 솔직해 보인다. 조금 부럽기도 하다. 그의 모든 행동의 근원에는 '사랑'이 심겨져 있으니까. 이 책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져지는 건 아마도 우리는 점점 사랑만을 이유로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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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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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것이 최상이야. 다른 이유들은 내 기분을 위한 것이었고, 에드거도 그걸 바라니까 에드거를 위한 것이기도 했어. 하지만 이번 것은 그 애를 위한 거야. 에드거와 나 자신에 대한 나의 모든 감정들을 한데 모아 갖고 있는 그 애를 위한 거야. 내가 잘 표현을 못해서 그런데, 넬리 너도 그렇잖아...... 다들 그렇잖아...... 자기를 넘어서는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내가 그냥 이런 몸뚱이일 뿐이라면, 내가 있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가장 큰 고통은 히스클리프가 겪은 고통이야. 나는 그걸 처음부터 지켜보았고 그대로 느꼈어. 내 삶에서 가장 큰 슬픔이 그 애였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애만 있으면 나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라 해도 그 애가 죽는다면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되어버릴 거야. 내가 이 세상의 일부라는 느낌이 없을 거야. 린턴에 대한 내 사랑은 숲속의 잎사귀들 같아. 겨울이 나무의 모습을 바꾸듯 시간이 내 사랑을 변하게 하리라는 걸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어. 하지만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땅속에 파묻힌 변치 않는 바윗돌 같아.-132쪽

눈에 뵈는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거니까. 넬리, 내가 곧 히스클리프인 거야. 그 애는 내 마음속에 항상, 항상 있는 거야. 기쁨을 주려고 있는게 아니야. 내가 나 자신에게 항상 기쁨을 주지는 않잖아. 그 애는 기쁨을 주려고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으로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진다느니 하는 말은 두 번 다시 하면 안 돼.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 이제......"-133쪽

장기적으로, 인간이 자기를 위해서 사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따뜻하고 이타적인 사람은 위압적인 사람보다 좀 더 공정하게 이기적일 뿐이지요. 이 부부의 행복이 끝난 것은 모종의 상황이 발생해 자기의 유익이 상대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님을 느꼈을 때였습니다.-148쪽

엘렌은 이곳에 살면서 어떻게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을 간직할 수 있었어?-216쪽

나는 자문했지, 나는 어디서 위안을 찾아야 하나? 그랬더니-에드거 오빠와 캐서린 언니에게 말하면 안 되는 거 알지?-다른 모든 슬픔보다 크게 느껴지는 슬픔이 있었어. 그건 히스클리프에 맞서 내 편이 돼줄 사람, 내 편이 되겠다고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절망이었어.-220쪽

그 애가 정말로 나를 잊는다면, 내 앞날은 죽음과 지옥이라는 두 마디로 끝나. 그 애 없는 삶은 지옥이야.-235쪽

"이제 보니 너 정말 잔인했구나, 잔인한 거짓말쟁이였어. 왜 나를 경멸했어? 왜 네 마음을 배신했어? 나는 너를 위로할 말이 없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너를 죽인 건 바로 너 자신이야. 그래, 내게 입맞춤을 하든 눈물을 흘리든 마음대로 해. 나한테서 입맞춤을 가져가든 눈물을 가져가든 마음대로 해. 나의 입맞춤과 눈물이 너를 망가뜨릴 테니, 너를 죽일 테니. 너는 나를 사랑했잖아. 그런데 너는 무슨 자격으로 나를 떠났니? 무슨 자격으로......말 좀 해봐. 린턴에게 싸구려 사랑을 느낀거야? 곤궁도, 영락도, 죽음도, 하느님이든 사탄이든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리는 갈라놓을 수는 없었는데, 네가 네 손으로 우리를 갈라놓은 거야. 내가 네 가슴을 찢은게 아니야, 네가 네 가슴을 찢은 거야, 네 가슴을 찢으면서 내 가슴까지 찢어놓은 거야. 내 목숨이 질긴 만큼 내 괴로움도 질기단 말이야. 내가 살고 싶겠냐? 내가 어떻게 살겠냐? 네가 이미......제기랄! 네 영혼이 무덤에 있는데 너라면 살 수 있겠어?"-256쪽

우리는 자신과 타인은 불쌍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264쪽

하지만 배반과 폭력은 양날의 창이라, 창을 던진 쪽이 창에 맞는 쪽보다 더 큰 상처를 입는다고요.-277쪽

한 사람은 소망을 간직했고 다른 한 사람은 절망에 빠졌지요. 저마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운명을 정당하게 감수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291쪽

"하지만 히스클리프 부인, 누구나 초심자일 때가 있고, 문턱을 넘으며 비틀거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승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대신 비웃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비틀거리고 있을 겁니다."-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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