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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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하나의 창으로 보면 실제보다 훨씬 더 근사해 보이는 게 인생이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15쪽

지금도 도시의 하늘을 장식하는 이 방의 노란 창문들은 땅거미 내려앉는 거리를 지나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비밀을 나누어주고 있으리라.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올려다보고 궁금해하는 자였다. 나는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밖에 있었다. 놀랍도록 다양한 인간사에 매혹당하는 한편으로 진절머리를 내면서.-50-51쪽

허세라는 게, 처음부터는 아니겠지만 결국 뭔가를 은폐하게 마련이다.-76쪽

모든 사람은 여러 주요한 미덕 중에서 최소한 한 가지쯤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싶은데, 내 경우에는 이것이다 :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정직한 사람들 중 하나다.-78쪽

어지러운 흥분과 함께 문득 하나의 경구가 내 머릿속을 때리기 시작했다. '세상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바쁜 사람과 피곤한 사람뿐이다.'-101쪽

작별인사를 하러 간 순간, 나는 개츠비의 얼굴에 다시 돌아온 당혹스러움을 발견하였다. 현재의 행복에 대한 희미한 의심이 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돌아보면 거의 오 년의 세월이었다. 그날 오후만 해도, 눈 앞의 데이지가 그가 꿈꾸어왔던 데이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오래도록 품어왔던 너무나도 어마어마한, 환상의 생생함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낸 독창적인 열정속으로 밀어넣은 후, 하루하루 그것을 부풀려갔고, 가는 길에 마주친 온갖 깃털로 장식해왔던 것이다. 아무리 큰 불도, 그 어떤 생생함도, 한 남자가 자신의 고독한 영혼에 쌓아올린 것에 견줄 수 없다.-121쪽

인간의 공감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그들의 비극적인 다툼이 맨해튼의 불빛 너머로 사라지는 것에 만족했다. 서른 살. 외로운 십 년, 독신남성으로서 숙지해야 할 것들의 리스트가 점점 짧아지는 것, 열정이라는 서류가방이 점점 얇아지는 것, 머리카락이 가늘어 지는 것을 예고하는 나이.-170쪽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선 언제나 어떤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소리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인생이 당장 그럴듯한 모습으로 자기 앞에 나타났으면 하고 바랐다. 결정은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내려주어야 했다. 사랑, 돈 혹은 재고의 여지가 없는 현실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었고, 그것들은 모두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어야 했다.-188-189쪽

"아, 기억나요?" 그녀가 덧붙였다. "언젠가 운전에 대해서 말한 적 있잖아요."
"네......정확하지는 않지만."
"나쁜 운전자는 다른 나쁜 운전자를 만나기 전까지만 안전하다고 당신이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나쁜 운전자를 만났던 거예요. 안 그래요? 내 말은, 내가 경솔하게 혼자 내 멋대로 억측을 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난 당신이 좀더 꾸밈없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당신도 남몰래 그렇게 자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나는 이제 서른이예요."내가 말했다. "스스로를 속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나이는 오 년 전에 지났어요."-220쪽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가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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