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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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것이 최상이야. 다른 이유들은 내 기분을 위한 것이었고, 에드거도 그걸 바라니까 에드거를 위한 것이기도 했어. 하지만 이번 것은 그 애를 위한 거야. 에드거와 나 자신에 대한 나의 모든 감정들을 한데 모아 갖고 있는 그 애를 위한 거야. 내가 잘 표현을 못해서 그런데, 넬리 너도 그렇잖아...... 다들 그렇잖아...... 자기를 넘어서는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내가 그냥 이런 몸뚱이일 뿐이라면, 내가 있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가장 큰 고통은 히스클리프가 겪은 고통이야. 나는 그걸 처음부터 지켜보았고 그대로 느꼈어. 내 삶에서 가장 큰 슬픔이 그 애였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애만 있으면 나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라 해도 그 애가 죽는다면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되어버릴 거야. 내가 이 세상의 일부라는 느낌이 없을 거야. 린턴에 대한 내 사랑은 숲속의 잎사귀들 같아. 겨울이 나무의 모습을 바꾸듯 시간이 내 사랑을 변하게 하리라는 걸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어. 하지만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땅속에 파묻힌 변치 않는 바윗돌 같아.-132쪽

눈에 뵈는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거니까. 넬리, 내가 곧 히스클리프인 거야. 그 애는 내 마음속에 항상, 항상 있는 거야. 기쁨을 주려고 있는게 아니야. 내가 나 자신에게 항상 기쁨을 주지는 않잖아. 그 애는 기쁨을 주려고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으로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진다느니 하는 말은 두 번 다시 하면 안 돼.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 이제......"-133쪽

장기적으로, 인간이 자기를 위해서 사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따뜻하고 이타적인 사람은 위압적인 사람보다 좀 더 공정하게 이기적일 뿐이지요. 이 부부의 행복이 끝난 것은 모종의 상황이 발생해 자기의 유익이 상대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님을 느꼈을 때였습니다.-148쪽

엘렌은 이곳에 살면서 어떻게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을 간직할 수 있었어?-216쪽

나는 자문했지, 나는 어디서 위안을 찾아야 하나? 그랬더니-에드거 오빠와 캐서린 언니에게 말하면 안 되는 거 알지?-다른 모든 슬픔보다 크게 느껴지는 슬픔이 있었어. 그건 히스클리프에 맞서 내 편이 돼줄 사람, 내 편이 되겠다고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절망이었어.-220쪽

그 애가 정말로 나를 잊는다면, 내 앞날은 죽음과 지옥이라는 두 마디로 끝나. 그 애 없는 삶은 지옥이야.-235쪽

"이제 보니 너 정말 잔인했구나, 잔인한 거짓말쟁이였어. 왜 나를 경멸했어? 왜 네 마음을 배신했어? 나는 너를 위로할 말이 없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너를 죽인 건 바로 너 자신이야. 그래, 내게 입맞춤을 하든 눈물을 흘리든 마음대로 해. 나한테서 입맞춤을 가져가든 눈물을 가져가든 마음대로 해. 나의 입맞춤과 눈물이 너를 망가뜨릴 테니, 너를 죽일 테니. 너는 나를 사랑했잖아. 그런데 너는 무슨 자격으로 나를 떠났니? 무슨 자격으로......말 좀 해봐. 린턴에게 싸구려 사랑을 느낀거야? 곤궁도, 영락도, 죽음도, 하느님이든 사탄이든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리는 갈라놓을 수는 없었는데, 네가 네 손으로 우리를 갈라놓은 거야. 내가 네 가슴을 찢은게 아니야, 네가 네 가슴을 찢은 거야, 네 가슴을 찢으면서 내 가슴까지 찢어놓은 거야. 내 목숨이 질긴 만큼 내 괴로움도 질기단 말이야. 내가 살고 싶겠냐? 내가 어떻게 살겠냐? 네가 이미......제기랄! 네 영혼이 무덤에 있는데 너라면 살 수 있겠어?"-256쪽

우리는 자신과 타인은 불쌍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264쪽

하지만 배반과 폭력은 양날의 창이라, 창을 던진 쪽이 창에 맞는 쪽보다 더 큰 상처를 입는다고요.-277쪽

한 사람은 소망을 간직했고 다른 한 사람은 절망에 빠졌지요. 저마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운명을 정당하게 감수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291쪽

"하지만 히스클리프 부인, 누구나 초심자일 때가 있고, 문턱을 넘으며 비틀거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승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대신 비웃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비틀거리고 있을 겁니다."-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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