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 없이 샀다 - 1,300채 경매 성공의 신화! 400채 '0원 경매' 부동산의 전설
김덕문 지음 / 다산4.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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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펼쳐 본 부동산 경매 투자 도서 <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 없이 샀다>. 

부동산이라면 아주 진절머리 나서 한동안 책은 물론이거니와 강의며 블로그 글까지 부동산(그중에서도 경매)에 관한 내용이라면 거들떠도 안 봤었다. '자극적인 제목 - 알맹이는 쏙 빠진 두루뭉술한 내용 - 핵심 내용 유료 제공'의 굴레와 전문가라 일컫는 유명 인사들의 사기 행각까지 … 그만 벗어나고 싶었다. 그럼에도 (심지어 제목부터 자극적인) 이 책을 굳이 선택했던 이유는 '국내 최초로 100여 건의 경매 사례를 소개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뭔가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어쭙잖게 막 무언가를 시작했을 때 가장 좋은 건 앞선 이의 경험을 듣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몸소 겪어보지 않아도 선례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간접 체험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부동산 경매 투자 또한 마찬가지다. 사례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에게 더 맞는 투자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같은 상황에 닥쳤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 없이 샀다>의 저자 김덕문씨는 약 10여 년 전 직접 부동산 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주로 남들이 꺼리는 물건 경매 물건만을 골라 투자를 해왔다고 한다. 반지하 빌라, 지하철역에서 먼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상가에 지방 전원주택까지 - 총 51개의 노하우를 사진 및 경매 정보와 함께 실어놓았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없이 곁다리만 서술한다거나, 경매 정보나 주소·사진 등의 정확한 근거 없이 주장만 늘어놓는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투자가 여전히 진행중인(매도를 하지 않은) 경우 아직 확실히 '성공한 투자'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옥석을 골라내는 법과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부동산에 비관적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이 보다는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 의지 있는 예비 혹은 초보 투자자 그리고 소액투자자에게 추천한다.

 



투자를 결심하고 준비도 되었는데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다양한 사례를 수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거나 유형의 폭이 좁을 때.

마치 실전 강의처럼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말하듯 서술하는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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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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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운명이야!' 김진애 작가의 <여자의 독서>를 읽으면서 내내 떠올렸던 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낯선 작가의 책을 읽을 때는 대부분 의심으로 시작한다. 가령 '독서에 관한 내용, 게다가 여성으로 한정시킨 책이 왜 이렇게 두꺼워?'라든가 '일 년에 한 권꼴로 책을 쓴다니, 대충 휘갈긴 거 아냐?' 따위의 밑도 끝도 없는 불신. 이 두터운 마음의 벽은 프롤로그, 첫 장부터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여자의 독서는 특별하다. 여자는 책 속으로 들어갔다 나올 줄 안다. 여자 특유의 공감 능력이 작동하는 덕분이다. 책이 나이고 내가 책이 되는 몰아의 경지에 도달한다. 머뭇거림도 잠깐, 어색함도 잠깐, 거리감도 잠깐, 어느덧 혼연일체가 된다. 듣는 귀, 묻는 입, 뛰는 가슴이 서로서로 연결된다.


이건 완벽히 내 이야기였다. 너무 멋진 책을 읽고도 고작 '이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어.'라는 한마디밖에 못하고 있을 때, 작가는 이토록 섬세하고 어느 한 군데 모자람 없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대략 스무 페이지를 할애하는 프롤로그를 다 읽은 후에는 단 한 톨의 의심도 없이, 아니 오히려 질투 섞인 경의마저 품은 내가 있었다.

 

<여자의 독서>를 단편적으로 정의내리자면, '여성 작가의 문학 평론 모음집'이다. 박경리, 박완서, 정유정, 제인 오스틴, 제인 구달 등 여성 작가의 책을 크게 자존감부터 삶과 꿈, 여性, 연대감, 긍지, 용기, 여신(궁극적 지향, 원초적 원형), 양성성까지 총 8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언급한 책에 대한 호기심이 우선이겠지만 이 책은 달랐다. 여자로 살면서 고민하던, 궁금했던, 깨달았던 그 삶의 모든 순간을 풀어가고 있어 언급하는 책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 더 앞섰다. 똑똑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되 너무 날 서 있지 않고, '여자들이여, 용기를 내고 새로워져라'라는 주장 속에 본인을 위한 이기심을 찾을 수 없었기에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굳이 비유하자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멋져 닮고 싶은 언니, 자문을 구하면 늘 명쾌한 해답을 내려줄 것만 같은 엄마같은 느낌이랄까.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한지라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진도가 너무 더뎠다. 결코 내용이 어렵거나 비문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같은 생각을 멋들어지게 풀어내는 그 표현법이, 문장들이 무척 좋아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의 평소 생각과 조금도 어긋남 없이 같은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맞다며 무릎을 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하다보니 도무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허투루 넘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튼실하게 해주는 존재들을 찾아보라. 평생을 통해서 힘이 될 것이다. 그들의 열정과 그들의 고독함이, 그들의 고민과 그들의 여정이, 그들이 스스로 정의했던 자신의 과제와 스스로 추구했던 과제가, 세속에서의 그들의 성공과 실패가 나침반이 되어주고 깃발이 되어주고 지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런 존재들을 가슴에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진다.(p.84~85)

 


<여자의 독서>는 고작 한번으로 끝낼게 아니라 '읽고 또 읽는 특별한 책'이다. 단단한 자존감을 기반으로 본인만의 캐릭터를 확립하고, '디어 걸즈'와 동병상련을 나누며 용기를 갖고 행동하며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아무래도 이 책을 지금 이 순간 만난 건, 운명인 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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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감정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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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 어쩌지', '저 사람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잘리면 어떡하지' 등등 하루 온종일 기우로 가득했던 사람, 바로 나다. 처음엔 기대를 벗어났을 때 실망하지 않으려고 최악의 수를 생각하기 시작했던 게 어느새 부정적인 생각들로 변질됐던 것이다. 게다가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고 쉽게 공감하는 탓에 감정 기복이 당최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모습이 싫어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을 때면 예방 차원에서 마음을 치유해줄 만한 글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렇게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다 보니 점차 나아지는 것 같았다.

 

예전과 비교하며 이 정도면 됐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면서 지냈다. 화를 내는 대신 그 자리를(혹은 그 사람을) 피했고, 슬픈 일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나누는 대신 숨겼다. 똑소리 나는 그(녀)에게 질투가 날 때면 이 정도 그릇밖에 안 되냐며 자책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것처럼 감정을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 다섯 가지로 나눈다면 기쁨을 제외한 감정은 최대한 감추는 게 맞는다고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왠지 모르게 마음이 점점 텅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일자 샌드의 <서툰 감정>을 알게 되었다. 소개 글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건 연약한 자아를 들키는 거라고 생각하고, 가짜 감정의 탈을 쓰고 그 안에 숨는다. 그럴수록 삶은 공허해지고 목표는 흐려진다.'라는 문장을 발견하자마자 어쩌면 이 책에 정답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역시나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삶이 공허해지고 목표가 흐려지는 이유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일자 샌드는 말한다. 동시에 피하는 것만이,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감정들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오랜 기간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며 겪어왔던 다양한 내담자의 사연을 들려주며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서툰 감정>을 다 읽고 나서야 그동안 왜 그렇게 가슴이 답답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마치 감정 설명서를 찾은 듯한 벅찬 설렘.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조금이라도 흔들릴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일자 샌드의 <서툰 감정>은 당신이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감정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당신이 소유한 어떤 것이다. (p.29)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p.35)
분노의 감정은 흔히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감정을 감추고 있다. (p.94)
질투는 갈망과 욕구, 사용되지 않은 재능이 혼합된 감정이다. (p.133)
누군가 당신을 보며 웃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면 깊은 곳까지 행복하다고는 확신할 수 없다. (p.164)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지혜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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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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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기 그지없는,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었다. 제목부터 슬픔이 가득 묻어있어서 선뜻 손이 안 가던 책을 드디어 집어 들고 잠자리에 누웠다. 사실, 평소에는 슬프거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일부러 피하는 편이다. 그를 접하며 느끼는 감정의 후폭풍을 도무지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빗방울 소리로 가득 찬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슬픔 속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했던 이유는 당신의 머리가, 당신의 세상이 남들보다 넓었기 때문이에요. (p.100)"


"사랑스럽고 까다롭고 뚱한 당신,당신은 절대 쉽거나 싹싹한 사람이 아니었어요.어떨 때는 미워하는 게 더 쉬울 만큼. 하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내게 당신은 사랑하기에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말하지 못할 거예요.(p.92~93)"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라는 제목보다는 <And every morning the way home gets longer and longer>라는 원제가 소설을 더 잘 묘사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할아버지가 손자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서서히 이별하는 광경을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게 담백하면서도 달콤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들의 소소한 대화가, 일상이 너무나 따뜻하고 완벽해서 괜스레 울컥할 만큼.

너무나 푹 빠져 읽어서 도저히 곧장 끝낼 수 없었다- 책을 덮는 순간 펑펑 울 것만 같아서.

 

"화를 내기에는 너무 넓은 세상이지만, 함께하기에는 긴 인생이다. (p.162)"

 

일분일초를 허투루 보내지 말고, 무엇이든 당연히 여기지 말고, 온 마음 담아 진심으로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하나, 매 순간 함께 해주고 있는, 곁에 있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서로의 시간을 함께 나눈다는 건 실로 엄청난 일이니까. 기억해주는 이가 있는 한 모든 순간이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으니까.

 

또 다른 형태의 인생을 아름다움을 알려준 책.
두고두고 읽으면서 한 문장 한 문장 마음에 새겨야겠다.
+ 상상하던 이야기, 그 이상의 몽환적인 삽화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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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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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대, 여행의 동반자로는 최악이었다. 적당한 두께에 느낌 있는 표지가 여행길에 안성맞춤이겠다 싶어 챙겼다가 처참히 실패했다. 책장을 넘기는 게 이렇게 어려운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대의 소음>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생애를 그린 소설이다. 소련의 독재와 제2차 세계대전 등 혼란한 사회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냈던 한 예술가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공포 속에서 온몸의 긴장과 함께 차가운 문장들을 읽어낼 수밖에 없었다. (실은 이런 '차가운 문장'이 싫어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인물과 시대적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렇다, 총체적 난국이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겨우겨우 꾸역꾸역 읽어냈으나 책을 덮고 나니 더 답답했다. (그나마 작가와 옮긴이의 말이 가장 마지막에 있어 간신히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뭔가가 엉켜있는 느낌. 아무리 생각해도 뭐라고 해야 할지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책 편식이 심했다는 걸 인정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아, 정말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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