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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도둑을 찾아라! ㅣ 숨 쉬는 역사 13
고수산나 지음, 김준영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10월
평점 :
『유물 도둑을 찾아라!
구수산나 글, 김준영 그림
청어람주니어』
지난 주, 인왕산으로 산책을 다녀오면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경희궁에 잠시 들렀다. 두 소녀와 방학을 이용해 고궁 나들이도 꾸준히 했는데, 어느 순간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한적한 고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고궁은 한적했기에 우리는 천천히 돌계단을 오르며 왕과 신하의 입장에서 서로의 자리를 바라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우리는 "일제가 경희궁을 훼손하면서 1926년 건물을 일본인 사찰에 팔았다"는 문구에 흥분하고 말았다. 알고 있었음에도 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빼앗긴 자의 억울함과 뺏긴 자에 대한 분노가 절로 일었다.
![kyoung1.JP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9546d6f61f734fe59af4c09e1b5b1bf7.jpg)
일제강점기 시절,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 문화재 지킴이 3인방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금관총의 발굴과 도난의 역사적 사실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픽션으로 만든 초등학생 대상의 역사동화이다.
동네 친구 3인방 순금, 기복, 정수는 오늘도 순금이네 뒤뜰에 모인다. 주막집을 넓히기 위해 동산을 파내는 공사 현장에서 흙장난에 빠진 3인방의 손에는 초록색 돌이 들려 있고, 아이들은 예쁜 색의 돌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 때 정수를 데리러 온 정수 아버지는 아이들 손에 들린 돌을 보고는 그것이 단순한 돌이 아닌 '곡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어디에서든 신라의 보물이 나올 수 있음을 알기에 경찰서에 이 사실을 전한다.
![kyoung3.JP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2a4d30c5b2854c74b66a089d824113a6.jpg)
순금네 주막집 뒤뜰은 곧 발굴작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전문가 단 1명도 없이 일본인들의 주도하에 시작되고, 그곳에서 나온 금관과 보물이 경주를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경주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금관고를 지어 금관총을 보관하기에 이른다.
일제 치하에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냈다는 것이 우리의 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져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1923년 9월 30일, 겨우 사흘만에 발굴은 끝이 났다.
제대로 된 절차와 준비 없이 어설프게 이루어진 발굴이었다.
천 년이 넘게 잠들어 있던 왕릉의 유물들은 전문가도 기록도 없이 그렇게 세상으로 드러났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23쪽
![kyoung4.JP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5c64882602a04c3d82c4649c2c21f3b2.jpg)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이야기 중에 역사적 사실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사진을 실어 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화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알린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것을 빼앗기 위한 일본인들의 무자비한 약탈과 우리나라의 나약함과 무지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복이 네가 그 일본인인 나쁜 사람이 아닌지 어떻게 알아? 그 사람은 우리 문화재를 사서 일본에 가져가려는 거야. 우리 것이 아름답고 멋지니까. 우리 것을 빼앗아 가는 거라고."
순금이 다가서자 기복이는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그 일본 사람은 우리가 나이도 어린데 경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기왓장이랑 불상을 비싸게 사 줬어. 그 사람 덕분에 우리 가족은 오늘 쌀밥을 먹을 수 있다고. 너희들은 평소에 잘 먹고 사니까 상관없겠지만 나한테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중략]
"난 모르겠어. 네 말도 맞고 기복이 말도 맞아. 우리 아빠가 일본인들에게 빌붙어 산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복이도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유물 도둑을 찾아라! 45~46쪽
그러던 어느 날, 금관고에 보관된 금관총의 금관외에 보물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찾고자 집집마다 살피지만 보물은 커녕 용의자조차 추려지지 않아 경찰서는 경찰서대로, 경주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보물의 행방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kyoung5.JP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e710668d778948c2b555b3df72dd7771.jpg)
기복이 엄마의 유물인 경대를 일본 순사에게 빼앗기게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골동품 가게의 비밀을 알게 되고, 3인방은 유물을 가져간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3인방,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앞날은 맑음이다. 또한 그들의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애국심은 우리의 독립을 지켜낸 바탕이 되었으며, 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kyoung6.JP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92401590b1c04d11ac9f4d234ba1bb86.jpg)
도난당한 금관총의 유물은 6개월 후, 경찰서 앞에 놓여있었다고 전해진다. 여전히 누가 가졌으며,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알 수 없다. 미궁에 빠진 사건은 여전히 미궁이지만, 빼앗긴 유물이 우리의 땅에서 당당하게 빛을 낼 수 있도록 우리는 끝까지 지켜낼 의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어우러진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던 침울했던 시간과 우리의 귀중한 유물을 도난당했던 사건을 아이 3인방의 눈을 통해 전달한다.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로만 전해질 역사적 사실이 동화로 만들어져 새로운 숨을 쉬게 될 때, 지나간 역사는 다시 우리의 가슴에 새겨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역할을 『유물 도둑을 찾아라!』가 충분히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에는 나라를 되찾고 세상을 바꿀 아이들이,
날마다 자라고 있었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164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이미지서명.png](http://tpimage.kyobobook.co.kr/upload/blog/2021/10/10/ebf7f94eb7534434afdb9791cbe18239.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