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새 미래의 고전 62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눈새

강숙인 글

푸른책들 』




snow.jpg



바람결에 자신을 맡긴 채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바라보며 서 있는 한 소년, 소년의 뒷모습이 잔잔하게 퍼져가는 빛과 함께 아련함을 안겨 줍니다. 먼 그 곳, 어딘가에 있을 그 곳을 바라보는 소년이 바로 눈나라의 왕자 '눈새'입니다. 눈나라는 모든 것이 평등하며, 전통과 질서를 의미하는 '왕자'가 존재할 뿐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는 정말 꿈만 같은 세상입니다.



"우리 눈나라는 4차원의 별이고 지구는 3차원의 별이다. 3차원 별들의 숫자와 우리 4차원 별들의 숫자는 같고, 모든 별들은 서로 다른 차원에 짝이 있다. 우리 눈나라와 짝이 되는 3차원 별은 지구라는 별이다. 우리 눈나라 근처에서 떠도는 꽃별의 짝은 토성이라는 별이지."

『눈새』 7쪽



우리는 매일 꿈을 꿉니다. 때때로 그 꿈을 꺼내어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늘을 살아갈 힘을 구하기도 하고,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고이 간직했던 꿈마저 잃어버리기도 하는 절망 속에 살아가기도 합니다. 꿈은 이루기 위해서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꿈을 꾸고, 간절히 원하는 바람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모두가 꿈꾸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에서 살아가는 '눈새'는 3차원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꾼다는 '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평등하고 걱정없는, 슬픔도 아픔도 없는 눈나라대신 지구를 선택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눈새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게 합니다.



"이곳은 정말 좋은 곳이에요. 지구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 이곳은 바로 그런 낙원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흠 없고 아름답기 때문에 꿈 같은 건 꿀 필요조차 없어요. 그런데 난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꿈꿀 필요가 없는 낙원에서 살기보다는 괴롭고 슬프더라도 꿈꿀 수 있는 지구로 가고 싶습니다.

『눈새』 15-16쪽




할머니의 허락을 받고 지구로 공간을 옮아 온 눈새는, 전쟁과 병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혼자 세상에 남겨진 할머니에게 꿈꾸던 세상, 눈나라에 함께 가자고 약속하지만 할머니는 눈새를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눈새는 눈으로 만들어진 심장이 녹을까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지만 슬픔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 후 눈새는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애쓰는, 꿈을 향하는 이들을 마나게 됩니다. 가난이 싫어 부자의 꿈을 꾸었고, 꿈대로 부자가 되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할아버지, 가난해서 꿈조차 꾸는 것이 사치이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경호네 가족, 과학만이 거짓없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굳게 믿는 영후 형 그리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마음에 상처가 깊게 파인 고아원 아이들과 그 곁을 지키며 좋은 보모의 꿈을 꾸는 윤선생님, 세상의 모든 것이자 꿈이었던 아들 현민이를 잃은 현민이 아버지를 만납니다.



눈새는 꿈을 꾸는, 꿈을 꾸었던, 꿈을 이룬, 꿈을 잃은 이들을 만나면서 꿈이 주는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지만, 꿈이 무엇인가?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한 눈새는, 곧 눈나라로 돌아갈 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눈나라와 짝을 이루는 지구,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오게 된 지구에서 눈새는 슬픔을 알게 되고, 마음에 담겨지는 여러 감정에 대해 어렴풋이 느껴지게 됩니다.



'꿈'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꿈'을 이루고 살아가게 될까요?

잃은 '꿈'은 다시 찾을 수 없을까요?



차원이 다른 두 공간이 '눈새'를 통해 연결되고, 눈새를 통해 꿈을 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 미래의 고전 『눈새』는 꿈을 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향한 고요한 외침 같다. 때로는 꿈으로 절망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한, 나를 향한 꿈꾸기를 이어갈 것을 말해 줍니다.



꿈을 향해 걸어가는 첫 걸음이 주는 설렘을 기억하며, 오늘도 꿈꾸며 살아갑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하여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물 도둑을 찾아라! 숨 쉬는 역사 13
고수산나 지음, 김준영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물 도둑을 찾아라!

구수산나 글, 김준영 그림

청어람주니어』

지난 주, 인왕산으로 산책을 다녀오면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경희궁에 잠시 들렀다. 두 소녀와 방학을 이용해 고궁 나들이도 꾸준히 했는데, 어느 순간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한적한 고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고궁은 한적했기에 우리는 천천히 돌계단을 오르며 왕과 신하의 입장에서 서로의 자리를 바라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우리는 "일제가 경희궁을 훼손하면서 1926년 건물을 일본인 사찰에 팔았다"는 문구에 흥분하고 말았다. 알고 있었음에도 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빼앗긴 자의 억울함과 뺏긴 자에 대한 분노가 절로 일었다.

 

 

kyoung1.JPG

 

 

 

일제강점기 시절,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 문화재 지킴이 3인방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금관총의 발굴과 도난의 역사적 사실과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픽션으로 만든 초등학생 대상의 역사동화이다.

동네 친구 3인방 순금, 기복, 정수는 오늘도 순금이네 뒤뜰에 모인다. 주막집을 넓히기 위해 동산을 파내는 공사 현장에서 흙장난에 빠진 3인방의 손에는 초록색 돌이 들려 있고, 아이들은 예쁜 색의 돌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그 때 정수를 데리러 온 정수 아버지는 아이들 손에 들린 돌을 보고는 그것이 단순한 돌이 아닌 '곡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어디에서든 신라의 보물이 나올 수 있음을 알기에 경찰서에 이 사실을 전한다.

                          kyoung3.JPG

 

순금네 주막집 뒤뜰은 곧 발굴작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전문가 단 1명도 없이 일본인들의 주도하에 시작되고, 그곳에서 나온 금관과 보물이 경주를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경주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금관고를 지어 금관총을 보관하기에 이른다.

일제 치하에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냈다는 것이 우리의 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져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1923년 9월 30일, 겨우 사흘만에 발굴은 끝이 났다.

제대로 된 절차와 준비 없이 어설프게 이루어진 발굴이었다.

천 년이 넘게 잠들어 있던 왕릉의 유물들은 전문가도 기록도 없이 그렇게 세상으로 드러났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23쪽

 


kyoung4.JPG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이야기 중에 역사적 사실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사진을 실어 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화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알린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것을 빼앗기 위한 일본인들의 무자비한 약탈과 우리나라의 나약함과 무지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기복이 네가 그 일본인인 나쁜 사람이 아닌지 어떻게 알아? 그 사람은 우리 문화재를 사서 일본에 가져가려는 거야. 우리 것이 아름답고 멋지니까. 우리 것을 빼앗아 가는 거라고."

순금이 다가서자 기복이는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그 일본 사람은 우리가 나이도 어린데 경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기왓장이랑 불상을 비싸게 사 줬어. 그 사람 덕분에 우리 가족은 오늘 쌀밥을 먹을 수 있다고. 너희들은 평소에 잘 먹고 사니까 상관없겠지만 나한테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중략]

"난 모르겠어. 네 말도 맞고 기복이 말도 맞아. 우리 아빠가 일본인들에게 빌붙어 산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복이도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거잖아."

유물 도둑을 찾아라! 45~46쪽

 

그러던 어느 날, 금관고에 보관된 금관총의 금관외에 보물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찾고자 집집마다 살피지만 보물은 커녕 용의자조차 추려지지 않아 경찰서는 경찰서대로, 경주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보물의 행방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kyoung5.JPG

 

 

기복이 엄마의 유물인 경대를 일본 순사에게 빼앗기게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골동품 가게의 비밀을 알게 되고, 3인방은 유물을 가져간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3인방,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앞날은 맑음이다. 또한 그들의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애국심은 우리의 독립을 지켜낸 바탕이 되었으며, 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kyoung6.JPG

 

도난당한 금관총의 유물은 6개월 후, 경찰서 앞에 놓여있었다고 전해진다. 여전히 누가 가졌으며,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는 알 수 없다. 미궁에 빠진 사건은 여전히 미궁이지만, 빼앗긴 유물이 우리의 땅에서 당당하게 빛을 낼 수 있도록 우리는 끝까지 지켜낼 의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어우러진 『유물 도둑을 찾아라!』는,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던 침울했던 시간과 우리의 귀중한 유물을 도난당했던 사건을 아이 3인방의 눈을 통해 전달한다.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로만 전해질 역사적 사실이 동화로 만들어져 새로운 숨을 쉬게 될 때, 지나간 역사는 다시 우리의 가슴에 새겨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역할을 『유물 도둑을 찾아라!』가 충분히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에는 나라를 되찾고 세상을 바꿀 아이들이,

날마다 자라고 있었다.

유물 도둑을 찾아라! 164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슬이와 친구들 I LOVE 그림책
케이티 오닐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슬이와 친구들

케이티 오닐 글 ·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

 

 

우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온 코로나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일상 생활은 '비대면'이라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우울과 불안이라는 감정적 소모가 우리의 내면을 황폐화시키는가 하면, 상대의 실수에 즉각 반응하며 다그치는 행위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힘들지?', '함께 이겨내보자'와 같은 마음을 담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그리운 건 아닐까?

 

 

lee1.JPG

 


10월에 만난 첫 그림책 『이슬이와 친구들』 의 이슬이가 바로 우리가 듣고자 하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이슬이는 아홀로틀, 우파루파라 불리는 동물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치어리더를 꿈꾼다. 이슬이의 친구 미야는 노란배거북으로 주변의 영향을 쉽게 받는 편이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마는 노력형이며, 뉴먼은 도룡농의 일종으로,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며 기다림을 실천할 줄 아는 매력을 갖췄으며, 피라미는 민물고기 중 가장 큰 어족으로, 예민한 미각을 좌우하며, 스스로의 행복이 음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우쳐 간다.


 

 

lee2.JPG

 

며칠 후에 열릴 예정인 물 속 친구들의 대운동회를 앞두고 모두들 참가 신청을 한다. 이슬이미야뉴먼피라미는 어떤 종목에 참가하게 되는지, 그들의 운동회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해도 좋다. 

 

lee3.JPG

 

ϻ

이슬이의 친구들은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는 달리, 연습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능력에 좌절하고 다가오는 운동회가 부담되어 초조해져 가기 시작한다.

그 때 그들 곁으로 다가서는 이슬이. 이슬이가 친구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리고 응원을 받은 친구들은 운동회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게 될까?


 

lee4.JPG

 


내 경쟁 상대는 오직 나 자신뿐이야.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돼.


이슬이는 치어리더로, 자신의 한계와 맞서 싸우는 친구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건넨다. 이슬이의 응원에는 친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노력과 , 자신의 경험을 더해 긍정의 에너지가 발산되도록 돕는다.

위로는 대단한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이 가장 우선이며, 허황된 칭찬과 막연한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lee5.JPG

 

 

긍정의 아이콘 이슬이와 그의 친구들은 물에 사는 생물들이다. 그들이 사는 공간의 오염과 무분별한 파괴는 멸종 위기라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그들의 삶은 생태계 보존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인간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림책 작가 케이티 오닐은, 물에 사는 생물들의 생태와 특징을 살려 『이슬이와 친구들』 을 세상에 내놓았다. 우리가 물에 사는 생물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와 『이슬이와 친구들』 속에 등장하는 생물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담아 두어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생태계를 보존하는 힘이 됨을 말하고 있다.


 

lee6.JPG

 

 

이슬이가 친구들에게 건넨 위로의 말, 이젠 내가 먼저 건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냅드래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Wow 그래픽노블
캣 레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냅드래곤

캣 레이 글·그림 심연희 옮김

                                                                                                               보물창고』

 

귀여운 사슴뿔 머리띠를 한 소녀와 사슴 그림자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또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표지의 그림, 소녀의 표정엔 호기심이 잔뜩 베어있는 '스냅드래곤'. 나에게는 무척 생소한 이름을 한 책 제목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까 책장을 열기 전까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한다.

 

 

snap1.JPG

 

 

우리 마을에는 마녀가 산다.

마녀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들은 스냅드래곤은, 반려견 굿보이를 찾으러 '마녀'가 있는 숲으로 들어간다. '‘마녀 같은 건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실이 궁금했던 스냅드래곤은 드디어 확인할 기회가 왔음에 발걸음을 서두른다.

마녀로 지칭되는 할머니 잭스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돌보고 죽은 동물의 사체에서 뼈만을 발골하여 조립한 후 인터넷 판매를 하는, 매우 진보적이며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게 아님을 확인한다.

 

 

난 이 짐승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아.

짐승은 언제나 죽는 법이지. 하지만 죽음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해.

"우리의 죽음은 최소한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로드킬은 너무 비참한 죽음이 아니냐.

동물을 치어 죽였는데도 알지도 못하는 주민이 아주 많아.

그래서 내가 대신 알아주지.

『스냅드래곤』 65쪽

 

 

snap2.JPG

 

 

'마녀'라는 이미지와 걸맞던 날카로운 인상의 잭스는, 점점 현실 속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그녀가 동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적인 모습에서 긴장감 대신 그녀만의 독특한 돌봄과 위로에 엄지가 세워진다.

잭스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동물들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스냅드래곤을 뼈모형 맞추기 작업에 함께 하는 동료로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마녀만이 할 수 있는 마법에 대해 가르쳐주기로 약속한다.

 

 

snap3.JPG

 

 

 

스냅드래곤은 학교에서 항상 혼자다. 혼자가 편하다는 스냅드래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아이들과 굳이 친구가 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혼자인 루이스와 우연하게 만나게 되면서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가 된다.

해골티셔츠가 좋은 스냅드래곤과 치마가 좋은 루이스,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스냅드래곤의 엄마, 그리고 루이스의 난처함을 엄마의 몫으로 돌리는 모습에서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럼 이거 하나만 똑똑히 들어 둬.

넌 스스로를,

또 친구를 지키기 위해 나쁜 애들과 맞섰어.

그러니 넌 잘한 거야.

있는 그대로의 네가 자랑스러워, 우리 딸.

네가 솔직하지 못하게 사는 거 싫어. 알겠니?

『스냅드래곤』 115쪽

 

 

 

snap4.JPG

 

 

 

스냅드래곤은 루이스에게 줄 옷을 찾던 중 할머니와 잭스가 함께 찍은사진을 발견한다. 할머니와 잭스, 그들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을 해야만 했던 배경에 대해 듣게 되며, 혼자인 삶을 선택한 잭스만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특수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숨기며 살아갈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사랑도 삶도 당당하게 살아간 그들의 모습은 누군가를 향한 따듯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snap5.JPG

 

 

잭스 할머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녀만의 마법, 스냅드래곤은 그 마법을 배우고 싶어하며, 잭스는 유령을 볼 줄 아는 스냅드래곤의 능력을 인정하며, 앞으로 가르쳐줄 것을 약속한다.

마법은, 네 자신을 의지할 줄 알아야 한다.

마법이란 오로지 너의 의지와 에너지에 달린 거야.

『스냅드래곤』 133쪽

드디어 스냅드래곤에게 마법의 힘을 발휘하는 날이 찾아온다. 그리고 마법의 힘을 빌어 교감하는 능력까지 발휘되며 그로 인해 함께 하는이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앞가림을 잘하는 걸 보니 감동적이구나, 얘야. 잘했다.

너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군.

내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네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니까.

내가 고집을 부렸구나. 그러니, 미안하다고."

"고마워요, 잭스 할머니! 할머니가 가르쳐 주려고 했던 게

이제 뭔지 알 것 같아요."

『스냅드래곤』 212쪽

 

 

snap6.JPG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부록처럼 담겨있는 그래픽 노블 작가 '캣 레이'의 손에서 탄생하게 된 인물들의 초반모습부터 다양한 표정까지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작업일지를 보는 새로운 경험까지 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의미있었다.

 

 

snap7.JPG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족 이야기 2 - 동굴 원정대 신비도서관
김춘옥 지음, 김완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길족 이야기 2

김춘옥 글, 김완진 그림

청어람미디어』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누군가 만들었다면?

우리가 걷는 이 길을 누군가가 관리하고 보살피고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설렘이 일고,

새벽녘 길을 지켜보며 그 누군가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길의 세계를 열어가는 이야기,

길족 이야기 두번째 "동굴 원정대"와 함께

그들만의 비밀 속으로 들어간다.


foot1.JPG



마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1권의 길새에서

다부진 주먹을 쥔 모습을 한 2권의 길새는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 생긴 듯한 의지와

한층 성숙해진 모습에서 새의 변화가 기대된다.

또한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온 몸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새겨진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새와는 어떤 관계로 연결될 지 궁금하다.



foot2.JPG



『길족 이야기』

책의 바탕을 이루는 배경과 등장 인물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판타지 동화라는 장르에 맞게

미리 배경지식을 쌓고 그 위에 인물을 얹고

책장을 열면서 사건들을 하나씩 포개어가면

글로 읽었던 배경과 인물이 마치 살아숨쉬는 듯한

생생함과 집중력으로 책읽기에 도움이 된다.



foot4.JPG



동굴에 갇힌 새와

새의 안전이 걱정인 길찾족 부족장 길모아

길모아에게 감춰진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자 하는

또다른 부족장 길다다

권력을 갖기 위한 암투와

길족이 지켜야 하는 혼인법을 어긴 길모아의 사랑

그 모든 것이 걸음족으로 살아왔던 길새가

길족 세상으로 오면서

족장 길필도와 부족장 길모아의 숨통을 죄어온다.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에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가 안고 있다.

길모아가 새를 아들로 받아들이는가?

새와 엄마는 다시 만날 수 있는가?

길다다가 길모아의 비밀을 두고 어떤 거래를 할 것인가?

길족 세상에 평화는 찾아올 것인가?

족장 길필도가 지켜낸 길족 세상의 최선이 모두에게 최선인가?




“휘는 대체 왜 만들어서 이렇게 다치신 건데요?"

"나는 휘를 통해 길족 세계와 걸음족 세계의 모든 길을 통제할 수 있기를 원했단다. 그러면 세상 모든 길들의 질서를 쉽게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으으

“길의 질서라고요?"

“길족 세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서 난 질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단다. 길찾족은 길을 돌보고 길만족은 샘을 돌보는 능력과 함께 발자국 길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지, 으으. 그런데 길만족은 발자국 길 만드는 일을 특히 더 좋아했지. 나는 길만족이 마구 길을 만드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어, 으으, 자유로운 길만족으로 인해 길족 세계의 질서가 무너질까 두려웠던 거야, 으으. 그래서 길만족을 농장이나 동굴에 가두어 관리하게 된 거란다. 으윽.”

족장은 힘이 부치는지 잠시 눈을 감았다가 힘겹게 다시 말을 이었다.

“난 그저 지금처럼 길족 세계가 질서 있게 유지되길 바랐어. 샘물도 동굴 깊은 곳에 있으니 동굴 문을 닫아 놓고 관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 으으. 그리고 그 생명수를 지키는 것이 우리 가문에 주어진 비밀 임무라는 걸 이제야 말하게 되었구나."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 84쪽.



2권에 첫 등장하는 "휘"는

길신의 손에 만들어져

발자국과 길을 먹으며 스스로 몸이 생겨나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휘는

완전한 자유를 위해 길다다의 명령에 충성하지만

동굴의 나가는 길을 알기 위해 찾아온 새를 만나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인가를 고민한다.


길신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던 휘,

휘를 보듬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는 길신,

그 둘의 만남은 서로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foot3.JPG



동굴에서 나가는 문을 찾기 위한 동굴 원정대

새와 함께 하는 사냥꾼 길포와 휘

그리고 길모아가 내어준 천리둥이와 만리둥이.

그들이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 담긴

『길족 이야기 2- 동굴 원정대』

긴박하면서도 신중하게 때로는 거칠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기다림은 도전의 기회를 구하고

책임은 진실 앞에 용기를 낸다.

길족 세계의 평화와 질서,

지켜질 수 있을까.

'길'이라는 소재로

'길족'이라는 독특한 세상을 만들어낸 판타지 동화

우리와 친근한 '길'의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새에게 주어진 운명과 선택의 삶,

그것에 도전과 모험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진지모드를 지울 수 없었다.

판타지 동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공간의 초월과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 참 좋았던 시간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글을 남깁니다.]


이미지서명.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