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의 전쟁 교실 - 전쟁을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수상한 인문학 교실
이향안 지음, 이경석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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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란 인간다운 나를,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많은 인문학 강좌가 개설되고, 한때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나는 많은 분들이 내린 인문학에 대한 정의 중 이 말이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과 가장 근접하며, 인간다움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공주니어에서 '수상한 인문학 교실' 시리즈가 출판되었을 때, 사실 어떤 이야기를 꺼내놓을지 참 많이 궁금했다. '수상한'이란 어휘와 '인문학'이란 어휘가 그리 썩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갸우뚱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겨났다.

프랑스와 영국의 왕위계승문제와 영토 분쟁으로 시작된 전쟁이 116년이나 이어지면서 '백년전쟁'으로 이름 붙여졌다. 그 전쟁에서 열여섯 어린 소녀 '잔 다르크'의 참가로 프랑스는 승전보를 연이어 울릴 수 있었다. 용기있는 소녀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이했던 그 때 그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교실에서 벌어지는 회장선거.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회장 경험도 많은 호동이와 친구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항상 웃는 얼굴인 찬호가 회장 후보로 경쟁을 하게 된다. 항상 1등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호동이는 찬호의 등장이 반갑지 않으며, 회장이 되기 위한 좋은 작전을 생각하기 위해 전쟁 게임을 플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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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호동이를 백년전쟁편으로, 교실지기가 등장해서 호동에게 게임의 주인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인물을 €선택한 후, 두 가지의 임무를 완수해야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또한 단 한번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인물로 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호동은 색다른 게임의 매력에 빠진다. 이 게임이 회장선거에서 이길 특별한 작전을 가르쳐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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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의 게임 캐릭터는 바로 백년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게 한 일등 공신 잔 다르크.

그녀가 말을 타고 프랑스로 가게 된 이유부터, 왕을 만나 군대를 이끌게 된 이야기부터 호동과 함께 한다. 나의 입으로 잔다르크를 알게 된 우리 집 두 소녀는 『수상한 인문학 교실 - 잔 다르크의 전쟁 교실』을 통해 잔다르크의 모습을 보면서 흥분을 하기도 하고, 안타깝다고 속상해한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영웅은, 마지막의 모습이 멋지게, 나라의 환호를 받으며 숨을 거두어야 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여실히 깨어지게 만드는 것이 잔 다르크가 아닌가 싶다. 여자의 몸으로 전쟁의 기사가 되었다는 영웅적 요소에서 왕으로부터의 질시와 모함 그리고 화형, 너무나 나약한 존재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 더 마음이 아프고, 나라를 위한 그녀의 충성심이 너무나 가볍게 여겨져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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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고 원하는 걸 더 차지하려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거지. 그러다 보니 전쟁이 벌어지는 거고 말이야. 옛날엔 땅이나 먹을 것을 더 차지하려고 부족들끼리 전쟁을 벌였다고 하지. 그런데 지금은 나라도 많아지고 사람도 많아졌으니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해졌어. 그런 전쟁을 벌이는 이유도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지. 하지만 근본적인 건 다 똑같은 것 같아. 욕심! 바로 그게 문제라고 난 생각해.

[중략]

순간 호동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회장 선거 때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회장 후보의 자격 조건을 정하자고 한 건 순전히 호동이의 욕심 때문이었다. 혹여 찬호에게 회장 자리를 빼앗길까 봐 억지를 부린 것이다.

'내 욕심도 그들의 욕심과 다를게 없어.'60쪽 ~61쪽

전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전쟁이 있어야만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전쟁을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의 역사상 전쟁이란 것이 있었기에 나라가 세워지고, 영토를 넓혔으며,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겨야 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암울한 시간을 긴 세월동안 겪어야만 한다. 잠깐의 누림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을 요구하는 전쟁. 이제 더이상 우리에게 일어나지 말아야할 아픔이다.

"전 이번 회장 선거의 후보로 나가지 않겠습니다. 말도 안 되는 욕심을 부렸거든요. 그리고 어제 제가 했던 말에 대해 사과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반의 대표를 뽑는 일에 그런 조건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중략]

"누군가 욕심을 부리면 싸움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선거에서도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회장 선거도 올바른 규칙 아래서 정정당당하게 치러져야 해요. 그래야 옳고 바른 사람이 우리 반을 대표하는 회장이 될 테니까요."86~87쪽

호동은 게임을 통해 욕심이 지나치면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으며,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만을 위한 욕심은 타인의 행복을 빼앗는다는 것을 깨닫고 선생님과 친구들앞에 당당하게 회장선거 포기 선언을 한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 호동의 뉘우침과 자세를 보고 그만의 용기가 또한 대단하다 생각이 들었다.

회장선거에서 독단적인 행동을 했던 호동과 나라를 위해 애써 싸웠지만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잔 다르크를 시기한 샤를 7세의 이기적 행동은, 역사 속에서 어떤 모습을 비춰질까. 잔 다르크에 대해 재조명하며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노력이 계속되는 현재, 그 속에서 샤를 7세의 모습은 결코 당당할 수 없으며 많은 이들에게 비겁한 왕으로 남게 될 것이다. 샤를 7세의 단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은 그의 모든 업적을 잃게 하는 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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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이가 만난 잔 다르크는 과거이다. 현재의 잔 다르크는 재조명되어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진실을 말해주고,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 그리고 전 세계의 영웅으로 추대되고 있으며, 그녀가 전쟁에 나가게 된 계기부터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배경까지 밝혀내고 있다.

 『수상한 인문학 교실』이란 이름답게 우리들에게 전쟁이 무엇이며, 일어났던 배경과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전 세계의 전쟁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전쟁 임진왜란과 6.25전쟁까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전쟁에 대한 사실을 전달해 준다.

 마지막에 배치된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꼭지에서는 읽고 난 아이들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해 보면 좋은 거리를 물음으로 나타내어 책장을 덮기 전 나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한다.

욕심으로 시작된 전쟁이 일으킨 참혹함과 그 속에 가져진 영웅의 비참함을 알게 되는 시간을 통해 휴전 관계인 우리나라와 북한의 모습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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