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길이 대 호준이 - 정은주 이야기책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4
정은주 지음 / 북극곰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나는 이름이 여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누군가 내 이름을 물으면 대답하기가 참 싫었다. 영미. 소영. 은경이란 이름들처럼 이응이 많이 들어가서 부드러운 이름이기를 바랐는데 내 이름은 ㄴ받침과 받침 없는 글자가 이름을 이루고 있어 너무나 건조하다느 느낌이 들었다.


내 이름을 지은 큰아버지는 대만족한다고, 나를 볼 때마다 좋다고 하지만 나는 꼭 돌림자를 썼어야 했는지 여쭙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초등학교 5학년 선생님의 편지에서 내 이름이 너무 예뻤다고, 나중에 희망처럼 선생님이 된다면 아이들이 이름 예쁜 선생님으로 기억할 것 같다고 적어보내셨다. 그 때 처음으로 내 이름에 좋은 향기가 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내 이름을 과감하게 드러내게 되었다.


우리 복실이도 나만큼이나 힘들었겠지. 

복실이란 이름을 가졌다는 이름으로 고양이동생이 되고, 한 번 죽은 기는 번번히 좌절하고, 힘든 과정 끝에 드디어 복수를 기회를 갖지만 가히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복실이는 이제는 안다.

엄마 아빠에게 복실이는 복을 가져다 주는 귀한 복덩이라는 것을.

복실이 대 호준이

그리고

옥상의 전설

골목대장이 대장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순간,

대장의 자리에서 고문이라는 직위로 업그레이드 되는 순간,

그 순간을 함께 한 순간이 허풍이라면

허풍임을 밝혀지는 순간이라면

아마도 이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았을테지.

밝혀지지 않는 채로 그대로 남아 있어야

대장의 옥상 전설은 유지될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동화를 읽으며, 웃음을 터트려보았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지금도 어디선가 이름 하나로 놀림을 당하고, 놀리고를 반복하고 있을 테고

참 별거없는 일에 몇날며칠 고민에 고민을 하며

하나 둘 쌓인 거짓말이 눈처럼 불려져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겠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추억의 한 자락이 된다니

얼마나 귀하고 재미난 일상이던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싶을 때

어릴 적 나의 개구짐이 그리울 때

용기내지 못한 나의 어린 시절, 한 번쯤 후회될 때

펼쳐들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림책과 함께 떠오른 맑은 웃음이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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