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이 인권 여행 어린이 인권 여행
김일옥 외 지음, 김주경 외 그림 / 별숲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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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하고, 소식에 따라 흥분하고, 슬픔에 젖고,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도 한다.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는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몇가지 있다. 그것은 사람이라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지 않는 것 그리고 알면서도 자기의 신분이나 힘을 내세워 무참히 누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 해, 청소년 여학생들이 월경이 시작되면 사용해야 하는 여성용품을 살 여유가 없어 운동화 깔창으로 대신했다는 기사를 읽고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두 딸을 둔 나의 입장에서 그들이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 그 마음이 안쓰러웠고, 그렇게라도 해야 했던 절실함에 눈물이 흘렀다. 그 후 그들의 처지를 알고 여러 기관과 방법들의 손길이 이어졌다고는 하나, 그것을 구하기 위해 그 곳을 이용할 때의 부담스런 시선이 그들을 또 한번 힘들게 한다는 것이 그들만을 위한 것인지, 생색내기식의 정책인지, 여론을 잠재재우기 위한 무마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과제이다.

『우리 어린이 인권 여행』에는 어린이들이 경험해 봄직한 일상생활을 바탕으로, 어린이가 현실 속에서 잃어버린 권리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을 동화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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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민지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식사시간, 급식 카드를 들고 식당을 돌아야 하는 민지에게 식사 시간은 너무나 불편하고 눈칫밥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순간이다.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 민지의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누가 지켜줄 것인가.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성'관련된 피해는 대상이 누구이든 예민한 부분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유빈이는 처음 브래지어를 하고 학교에 간 날, 같은 반 남학생의 놀림에 당황스러움을 경험한다.  선생님의 진행으로 시작된 성폭력 사건과 상황들을 조사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말로서 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모든 행위는 성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성착취, 이것은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매년 늘어나는 실업률이다. 이것을 이용한 기업체들은 비정규직, 인턴제도, 열정 페이라는 이름을 걸고 청년들의 노동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그들의 에너지와 꿈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디자이너가 꿈인 누나가 열정 페이라는 굴레 속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생의 입장에서 그려진 '열정 페이, 안녕'을 통해 노동의 가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동의 노동은 몸과 마음, 교육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지켜져야 하면 아동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지켜져야만 한다.

『우리 어린이 인권 여행』에는 장애인의 불편한 이동과 입양아의 슬픔과 가족을 향한 간절함 마음 그리고 다문화 가족이 겪는 흔들리는 정체성을 다루고 있으며, 부모의 욕심으로 지쳐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스스로 또는 함께 해결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책을 읽은 어린이들을 동화 속 친구들을 만나면서 간접 경험의 시간을 통해 현실의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막연하게 부모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닌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그들이 겪는 불편한 마음을 공감하고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지 따라가면서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어린이의 인권,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어른들이 앞장서야 하는 가장 큰 숙제이며,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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