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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보푸리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
다카하시 노조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11월
평점 :
노란 스웨터 끝에서 실이 풀리고 있어요.
금방이라도 솔솔 풀려 스웨터에 문제가 생길 것만 같아요.
스웨터 끝을 바라보는 작은 소녀의 표정에서는 놀라움도 당황스러움도 없어요.

마치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실 끝을 바라보고 있어요.
실 끝이 어디인가 보니 양이네요.
서로를 향한 눈길에서 '왜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어요.
화를 내어도 되고, 짜증을 부려도 되며, 달라고 떼를 써도 되는데
그러지 않아요.
작은 소녀와 양은 서로에게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깁니다.

아하! 알았어요.
환하게 웃는 작은 소녀와 양은 바로 오래된 친구이자 서로의 존재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함께 한 시간만큼이나 편안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주는
노란스웨터의 보풀, 바로 보푸리였던 거에요.
포근포근하던 스웨터는 입기 시작하면서 털은 거칠어지고 포근한 감촉은 점점 사라지고
소매와 배, 허리춤의 부분엔 보풀이 생겨 작은 알갱이를 지어요.
그것을 양으로 표현하고 그의 이름을 "보푸리"라고 불러요.
보풀이 난 옷을 정리하기 위해 보풀제거기를 사용하는 요즘,
보풀이란 작은 알갱이가 양이 되어
작은 소녀 곁을 머물고 "보푸리"란 이름으로 불리며
소녀에게 존재를 인정받아가는 과정을 그림을 통해 보면서 마음 속이 따뜻해져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