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상자 - 애도에 관한 책 ㅣ I LOVE 그림책
조애너 롤랜드 지음, 테아 베이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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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죽음'이라는 이별의 시간까지를 포함하는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 집중하다 보니

죽음과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 되면 우린 그 어느 것도 잘하지 못한다.

떠나는 것도 남는 것도.

​

죽음을 삶의 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삶을 정리한 떠나는 이의 입장이 될 것이다.

떠나보내고 남는 이들에게 삶은

떠난 이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이어지는 삶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것을 "애도"라고 하는 게 아닐까.






"애도"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슬퍼하는 것만이 애도라면,

우리는 애도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슬픔도 끝내야 한다.

우리의 감정에 시작과 끝이 있을 수 없듯

떠나간 이에 대한 슬픔의 시작과 끝도 알 수 없으며

시간 또한 정할 수 없다.





풍선이 손 끝에서 멀어져 간다.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점점 점이 되어 가듯

흐려져 간다.

그렇게 우리는 떠나보내야 하고

슬픔을 맞이해야 한다.

우리에게 이별은 받아들이기 참 힘든 일이다.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희석되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애도의 시간이 끝나간다고 말할 수 없다.

희석되었을 뿐,

그를 떠나보낼 준비는 아직 되지 않았다.

​

떠난 이는 바람따라 흘러가는 풍선처럼 홀연히 사라졌지만

우리 멀어져가는 그 작은 한 점의 흔적을 찾기 위해

눈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려가며 찾는다.

그리곤 돌아서며 눈물을 짓는다.

​

풍선이 내 손을 떠났듯

내 마음에서 완전히 떠나보낼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것은

삶을 사는 동안 가장 큰 상실을 안겨주는 일이다.

누군가는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다고 하고,

누군가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다고 하고,

누군가는 삶의 이유가 사라졌다고 한다.

​

우리는 슬퍼하는 중에도

가장 좋은 기억들, 가장 미안했던 순간들,

가장 사랑스러웠던 시간들,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

슬픔 속에 채워가는 그리움

그것이 애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I LOVE 그림책, 『기억 상자』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그를 잊을까 두려워하는

한 소녀가 슬픔과 마주하는 모습을 통해

상실감을 기억 상자 속에 추억으로 담아

이겨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

담담하게 표현된 그림책은

소녀가 빨간 풍선을 떠나보내는 표지에서부터

가슴 한켠을 아려오게 한다.

​

떠난 이를 애도하는 것




그것은 슬픔과 함께 함께 했던 기억을 가슴에 잘 담아두는 것이다.








『기억 상자』 이야기 뒤에 실린

<슬픔에 대처하는 법>은,

이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다양함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든 모든 이에게

구체적인 도움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

우리의 삶에 '죽음'은 탄생과 함께 필연적인 것이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기억하며

충분히 감사하며 살아가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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