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아이의 출산과 육아로 10여 년의 사회생활을 접고 어설픈 전업주부의 길을 걸은 지 만 2년하고 4개월이 지나고 있네요.
한 때는 집에서 살림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참 여유로워 보여 좋았는데, 막상 직장대신 집에 있어보니, 아이와 함께 하는 24시간 동안 여유는 온데간데없고, 항상 무언가에 매여 정말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조차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쳐가는 마음과 정신은 피부로 고스란히 표현되어, 피부가 좋아서 나이를 어리게만 보았던 때가 있었나 싶을 만큼 푸석푸석하고 생기가 없어 보여 거울을 볼 때마다 많이 우울합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마스크 팩을 구입했는데, 아이가 재우고 나면 집안 치우고 나면 아이 옆에서 잠들기 일쑤이고, 아이 앞에서 팩을 하고 누워있으면, 하얀 엄마 얼굴이 무서워 울고 불고, 엄마 곁에 오지도 못하는 아이 때문에 정해진 시간은커녕 1분도 채 하지 못하고 떼어내고 맙니다.
그렇다고 엄마도 여자인데, 피부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만난 것이 바로 퓨어로이스 황토팩입니다.
백일 전에 태열이 심해 돌전에 재발하면 성장기 아토피로 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우리 아기. 이제껏 정성들인 관리로 깨끗한 얼굴로 잘 자라고 있는 아기와 함께 사용하면 내 피부도 아기 피부도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목욕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아무리 황토라 해도 어른들 피부에 하게 나온 제품이라, 두 돌 된 아기에게 써도 되는지 의심이 가서 찰흙 놀이하듯 그릇에 개어 하루를 놀았습니다. 워낙 모래․찰흙․물감 놀이를 좋아하는 아기인지라 아주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거실 바닥을 황토로 물을 들여놓더니, ‘학교’라고 하는 거 있죠?
모래 놀이하러 학교 운동장으로 가니, 거실 바닥이 운동장처럼 보인 거지요.
다음 날, 피부가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황토 목욕을 시작했습니다. 욕조에 물을 받고 아이와 신나게 황토 가루를 풀어가며 황토 물을 만들었지요. 아기랑 욕조 들어가 컵으로 황토 물을 떠서 어깨에 배에 부어주며 아주 신나게 놀았답니다.
지칠 줄 모르고 놀던 아기가 어느 새 황토 물에서 꾸벅꾸벅^^
긴급 파견된 아빠의 도움으로 샤워를 마치고, 아기는 코~ 잠이 들고, 엄마는 황토 물에서 반신욕까지 하며 오랜만에 여유 있게 팩다운 팩을 했답니다.
샤워를 하고 바디 로션을 꼭꼭 바른다고 해도 피부가 건조해지는 건 막을 수가 없는데, 황토 물로 목욕을 하고 나서는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건조함보다는 부드러움과 촉촉함이 찾아와 자꾸만 피부를 만져보게 됩니다.
매끈매끈한 것이 마치 피부에 무언가를 바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그 날 하루 기분이 상쾌 통쾌하였습니다.
팩이 아닌 황토 물로 세수하듯 한 얼굴 또한 울긋불긋했던 피부층을 진정시켜 주며, 냉장고에 넣어둔 스킨을 바른 것처럼 시원하고, 촉촉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팩을 한다면, 피부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보니, 황토팩은 다른 팩과는 달리 5분이면 할 수 있다고 하여 아기와 아빠가 함께 볼풀장에서 신나게 놀 때 얼른 황토팩 전용 용기에 황토팩 1팩을 넣고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을 했습니다.
사람은 흙을 밟으며, 흙냄새를 맡으며 살아야 한다는 옛어른들 말씀처럼 가루 날림이 적은 황토가 물과 섞이는 그 느낌이 부드럽고, 입자가 적어서 그런지 피부에 닿는 느낌도 전혀 거부감 없이 편안했습니다.
드디어 붓으로 얼굴에 팩을 하는 순간, 방에서 뛰어 나온 아기가 마치 신나는 놀이를 빼앗긴 것 마냥 엄마 손에서 붓을 빼앗아 가려고 아등바등.
결국 나란히 누워 엄마와 아빠는 얼굴에, 아기는 발에.
이렇게 세 식구 나란히 누워 황토팩을 했습니다.
얼굴에 뭘 바르는 자체를 너무나 싫어하는 우리 신랑, 아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팩을 했지만, 깨끗하게 씻고 나서는 자기도 황토 목욕하고 싶다고 빨리 만들어 달라고 성화.
입자가 곱고 가루 날림이 적으며 건조 시간이 짧아서 아무리 바쁘고, 얼굴에 무얼 하는 것이 사치거나 귀찮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정말 딱 좋은 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황토팩을 처음 사용해 봐서 다른 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물에 잘 녹고, 초보도 쉽게 개어서 사용할 수 있고, 피부에 부드럽게 발라지며, 자극 없이 말끔히 씻겨 내려가 팩을 하고 누워있는 5~6분이 너무나 기분 좋은 기다림입니다.
더운 여름, 야외 활동이 많은 요즘 피부를 진정시키고, 땀으로 피부층이 많이 피곤해할 때 아주 시원하고 촉촉한 느낌의 황토팩이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황토팩과 함께 피부 미인 되는 거 시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육아로 지친 저에게 황토팩이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주었습니다.
고맙다. 황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