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여행 I LOVE 그림책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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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여행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보물창고』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별들이 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어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별들이 "여행"이라는 단어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일 들었어요. 밤하늘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 그 위를 항해하는 종이배 하나 그리고 그 배를 향해 눈을 반짝이는 바다생물들이 그려진 『먼 여행』의 표지는 강렬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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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흘러가는 듯한 종이배 하나는 아주 여유있어 보여요. 넓은 바다에 혼자 떠나가는 모습이 외로워보이지만, 마치 그 곁을 지켜주기라도 하는 듯 밤하늘의 별은 빛나고 그와 더불어 바다 생물들의 눈도 반짝이고 있어요.


종이배와 함께 하는 항해, 앞으로 펼쳐질 여행이 기대되는 거 저만은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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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종이로 종이배를 접는 이들이 있어요. 그들은 힘을 합해 종이배 하나를 완성하고 그대로 바다 위에 내려놓아요. 마치 종이배의 여행을 호위해주기라도 하는 듯 큰배 한 척이 뒤에서 지켜봐주지요. 종이배는 작지만 당당하게 여행을 시작해요.


일렁이는 바다물결을 유유히 흘러가는 종이배의 모습은 외롭지만 당당해보이고, 당당하지만 걱정스럽기도 해요. 나의 호기심은 곧 조심스러움으로 바뀌고, 불안감도 살포시 내려앉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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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는 격자 무늬를 한 거북이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고래를 만나고, 바다속 생물들의 공간을 유유자적 항해를 하면, 그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한 몸에 받으며 바다 위를 떠가요. 그들의 공간을 침범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말해 주듯 지나가다가도 낚시대를 던져보는 과감성을 보이고 하네요.


바다 생물들의 모습은 매우 세밀하게 그려졌어요. 선의 길이와 굵기, 진함을 달리하고, 반복되는 패턴으로 표현하여 서로 다른 생명체임을 구분지어 독자들의 시선이 생명 하나마다 집중할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 주는 표현 기법을 사용하였어요. 우리가 도감에서 보아왔던 생명들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가 하면, 의인화시켜 그려낸 모습과 새롭게 변형시켜 표현한 모습들이 함께 어우러져 마치 판타지 세계에 들어온 듯한 기이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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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의 여행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바다 자원이 풍부한 바다도 지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새들의 낙원인 섬을 지나가기도 하고, 숲으로 이루어진 동굴 속으로 들어가 또다른 생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하지요.


쓰레기가 가득 쌓인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가 하면, 육지에 살던 생명들이 마치 판타지 세계로 들어와 하늘을 자유롭게 날기도, 바다속을 자유롭게 누비며 헤엄치는 곳을 지나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쉬지 않고 흘러가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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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는 여전히 여행을 하고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익숙한 모습의 생명들을 만나고,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공간에서 새로운 형상의 생명들을 만나요. 그의 여행은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단조로움에서 다양한 풍경과 의미를 더하는 세심함으로, 놀라움에서 경이로움으로 더해지고 있어요.


그림마다 자아내는 풍경이 다르고, 그 속에 담겨지는 이야기가 달라요. 그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정성이 깃들여져 있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여다보게 돼요. 작가님이 그려내고 싶은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함께 느끼고 싶게 독자를 자극하게 해요.


글자 없는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무한한 이야기 세계를 담고 있는 『먼 여행』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과 수많은 생명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치뤄지는 희생과 피폐함까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그림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는 피터 반 덴 엔데 작가님의 또 다른 책을 통해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키워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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