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학년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24
이지현 지음, 심윤정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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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1학년

이지현. 글

청어람주니어 』



가끔, 아주 가끔 아직 제대로 이야기를 알지 못하지만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표지만 보고도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 바로 김지현 작가의 『우리는 1학년』이다.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와 함박웃음을 짓고 양손으로 가방끝을 꼭 잡고 신나는 발걸음을 한 할머니와 그 뒤를 따라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 표지만으로도 그들의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된 느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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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또출 할머니는, 오늘 아침 설렘으로 시작된다. 부녀회원들과 함께 온천으로 가기로 약속된 날 아침, 박또출 할머니는 반려견 독구의 아침밥을 끓여주고는 신신당부를 하고 집을 나선다. 독구와 할머니의 관계는 단순히 주인과 개가 아닌, 대화가 통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가족이다.



할머니가 떠난 조용한 빈 집, 독구는 방학을 맞아 조용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학교에서 노는 것이 제일 즐거운 독구는, 창문 너머로 글자도 배우고 시도 짓는, 독강을 아주 착실하게 한 학생이자, 박또출 할머니의 가장 소중한 가족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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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또출 할머니는, 온천을 마치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바람에 일행과 헤어지게 된다. 서둘러 온천 앞에 세워진 버스를 찾아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분명 온천 앞에 세워진 파란색 버스였는데, 온천을 마치고 나오자 버스는 내릴 때보다 몇 배는 늘은 데다 파란색 버스마다 내린 그 버스가 아니다.



"천마관광"이라고 쓰인 버스라고 했는데, 박또출 할머니는 그게 어떻게 쓰인 글자인지 모른다. 바로 글자를 모른다는 것이 박또출 할머니의 약점이자, 잘난척 쟁이 안동댁이 미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상에 혼자 버려진 듯한 느낌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던 박또출 할머니, 딸로 태어나 배움보다는 살림을 배워야 했던 우리들의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당당함과 타고난 입담으로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박또출 할머니이기에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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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또출 할머니는, 버스를 못 찾은 이유가 글자를 모르는 '까막눈'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밝혀져 심통 가득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온다. 덕구는 할머니의 기분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다. 그 원인까지도.



할머니는 덕구가 글자를 알고 시를 짓는다는 것, 학교 창문 너머로 익히게 된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는 충격과 함께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남들은 늦었다고 하겠지만, 할머니는 이제라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수줍지만 굳은 의지로 학교를 찾아가 받아줄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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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제 심정 모르실 겁니다. 글을 모르면 답답한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중략] 저는요 선생님, 읍내 중국집에 가서도 짜장면 밖에 못 사 먹습니다. 차림표에 음식 이름이 마흔 가지도 넘게 적혀 있는데 글자를 몰라서 주문을 할 수가 없어요."

[중략]

"글자를 몰라 불편하신 건 알겠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큰 탈없이 살아오셨잖아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알겠는데 안타깝게도 여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를 받을 수가 없어요. 혹시 짜장면이나 탕수육이 드시고 싶으시면 저를 찾아오세요. 제가 사 드릴게요."

"내가 언제 짜장면 먹고 싶다 했습니까? 글자 배우고 싶다고 했지!"

박또출 할머니는 서운한 마음에 교장 선생님에게 벌컥 화를 내고 말았어요.

『우리는 1학년』 53~55쪽



덕구도 아는 글자를 모르는 것, 남들 배울 때 배우지 못하고 산 것이 너무나 후회되는 박또출 할머니가 학교에 들어가는 과정과 1학년 아이들 사이에서 글자를 배우는 과정이 담겨진 『우리는 1학년』은, 재미와 더불어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할머니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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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는 누구나 '까막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같이 다니는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의 한글 간판보다는 영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어와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들이 즐비하기에 우리 모두는 '까막눈'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박또출 할머니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우리에게 배움의 시기를 놓치면 답답할 수 있다는 현실과 언제든 배움은 정해진 시간이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박또출 할머니의 긍정적인 사고와 배움에 대한 간절함이 녹아내린 『우리는 1학년』은, 아이와 함께 배움에 대해 재미와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동화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객관적인 견해를 담아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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