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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ㅣ I LOVE 그림책
모 윌렘스 지음, 앰버 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평점 :
우리에게 익숙한,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때문에'는 아주 익숙하고도 들으면 억울한 말이다. 불편하거나 잘 안되는 일이 생기면 그 때마다 내뱉는 "엄마 때문에"라는 아이의 말은 참고 잘 견뎌온 우리들을 한순간에 무너지게 만드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때, 우리 아이들을 책에서 만나게 되는 건가?했는데, 표지에 그려진 지휘하는 작은 소녀와 그 뒤로 보이는 성장한 지휘자의 모습에서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던 원망의 '때문에'가 아니라는 느낌에 편안한 숨을 내쉬고 책장을 넘겨본다.
교향곡 제8번 B단조 악보로 시작된 『때문에』는,
베토벤이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기 때문에
슈베르트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후 많은 이들이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싶어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만들었고,
그것을 위해 노력과 최선의 힘을 발휘한다.
연주자의 노력과 열정은,
음악콘서트 포스터 디자이너때문에
지휘자를 나르는 기관사때문에
악보를 출력한 사서때문에
콘서트홀을 정리정돈하는 관리 직원때문에
드디어 연주를 하게 이른다.
모두가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하나의 목표를 함께 이룰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날,
누군가의 삼촌이 몸살이 났기 때문에
누군가의 숙모는 남은 티켓 한 장을
특별한 손님에게 주었기 때문에
특별한 손님은 C열 14번 자리에서
우연이 낳은 운명을 경험하게 된다.
소녀는 슈베르트라는 사람이 작곡한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고
그것은 소녀를 변화시켰단다.
작은 소녀에게 일어난 변화는, 음악에 심취하게 만들었고
그녀의 노력은 꿈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전하는 음악가가 되는
운명의 길을 열어준다.
그녀의 첫 공연에 특별한 손님을 초대한다.
C열 14번.
삼촌이 몸살로 내어준 C열 14번 자리가 있었기 때문에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곡을 들려주게 된다.
숙모의 손을 잡고 콘서트홀에 간 소녀는,
바로
작곡가 '힐러리 퓨링턴'이다.
우연이 준 변화에 귀 기울였기 때문에
우리는 꿈을 꿀 수 있었고,
나의 길을 열어가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나는 그림책 때문에
순수함을 더디게 잃어가고 있으며,
나 때문에
한번쯤 용기낼 수 에너지를 낼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