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난민 도야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23
안선모 지음, 심윤정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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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이라는 말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어려움이라는 말 속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부모 형제와 함께 태어나 살아가던 자국을 등지고 타국 생활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고되고 외로울까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들의 의지와 선택에 의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만 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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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초등학교 2학년 도야는, 미얀마 카렌족으로 난민 재정착 지원을 받아 한국에 왔어요. 캠프에서 숨죽이며 지내야 했던 도야는 엄마 아빠가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따로 이사를 나오게 되어 아주 신이 났어요. 아침밥보다는 아이스크림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도야는, 궁금한 게 많고 신기한 게 많은 지금 생활이 매우 즐거워요. 친구들이 많이 있는 학교도 좋고, 항상 편이 되어주는 선생님도 좋고, 옆에서 말을 시켜주는 창수마트의 창수도 좋아요. 단 하나 받아쓰기만 빼고요.

몇년 전, 아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한 학교에서 한글 교실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그 때 두 명의 친구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로 한글을 무척 어려워했어요. 그 아이들과 1년을 함께 하면서 우리나라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었지요. 한글 공부보다 그림책읽는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그림을 보는 눈과 가슴으로 느끼는 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실감했지요. 부모의 선택 또는 현실의 상황에서 자국을 떠나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워하는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은 나와 태어난 나라가 다를 뿐, 세계 시민의 일원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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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는, 학교 생활이 즐거워요. 아이들이 하는 말을 모두 다 알아들을 수 없고,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구분짓는 것 또한 어렵지만, 매일 일어나는 일상들이 도야는 신기하고 재미나기만 해요. 친절했던 친구가 반장이 되면서 도야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자주 꼬집어 얄밉기는 하지만 괜찮아요. 반장이 되기 전에는 정말 좋았던 친구니까요.

어른들이 난민이라고 수근거리고,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걱정하고, 나라도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남의 나라 사람까지 받아들인다고 불만스럽게 말하지만, 도야는 난민도 정착민도 아니에요. 도야일 뿐이거든요. 한국 이름 김도영보다 '도야'가 더 좋은 새봄초등학교 2학년 2반일 뿐이거든요.

도야는 겨우 1개 맞는 받아쓰기를 10개 맞는 받아쓰기로 만들기 위해 선생님의 눈을 살짝 속여 보지만, 도야는 선생님께 들통나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될까 걱정돼 선생님께 반성의 편지를 쓰지요. 물론 선생님도 알고 있어요. 메모에 선생님의 맘을 살짝 전달하지요. 그리고 창수가 놀리는 받아쓰기 점수를 창수의 엄마가 오히려 창수에게 영어로 받아쓰기할 수 있냐고 도야의 받아쓰기 점수를 당연하게 여겨주네요. 도야는 아직 글이 어렵고 받아쓰기는 더더 어렵지만 받아쓰기 안 하는 3학년을 기다리며 잘 이겨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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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네 가족은 미얀마 카렌족으로,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요. 모든 것이 낯설지만, 카렌족의 전통과 문화를 기억하며 한국에서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지요. 도야는 여전히 잘 모르지만, 난민도 정착민도 아닌 도야로 당당하게 웃으면서 성장해 가고 있어요. 도야의 한국 생활이 기대되네요.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난민, 결혼이민자, 중도 입국자들에 대해 배타적이에요.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과거보다는 마음을 열어보이지만, 나와 다르다는 것,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는 것, 내가 그들보다 낫기에 도와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이 그들을 외롭게 하지요. 나와 다르다는 생각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과 우리가 다를 것이 전혀 없어요.

어떤 곤경에 처해도 웃어보이며 당당한 "도야"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함께 살아가는 난민, 결혼이민자, 중도입국자들의 모든 "도야"를 응원해요. 우리 서로 한걸음 다가서는 용기로 서로의 손을 잡아요. 우리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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