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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처음 쓰는 날 ㅣ 사회탐구 그림책 8
이브티하즈 무하마드.S. K. 알리 지음, 하템 알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평점 :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경기에서 미국 대표 선수로 출전한 이브티하즈 무하마드는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 때 인터뷰에서 "매우 아름다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한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녀는 흑인이고 여성이고,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제한이 많다는 것을 거론하면서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말을 남겼다. 그녀는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스로 편견을 깨주고자 한 그녀의 용기는 많은 이들의 고정된 사고를 흔들어 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히잡을 처음 쓰는 날』 은, 언니가 히잡을 처음 쓰게 된 날을 떠올리며 무하마드와 언니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담고 있다. 언니를 향한 낯선 시선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는 언니의 당당한 모습을 그려낸, 동생 무하마드의 눈으로 만난 세상을 들려준다.
무슬람의 여성들이 사춘기 무렵이 되면 쓰게 되는 히잡, 언니는 이제 히잡을 쓰고 학교에 간다. 언니의 파란 히잡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언니는 당당하게 등교했고, 히잡을 "테이블보"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는 그들, 나와 다르면 맘껏 질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들, 언니는 그들 앞에서조차 당당했다. 이런 일을 미리 예상했듯 "혹시 다른 사람들이 마음 아픈 말을 하더라도 개의치 말아라. 우리 마음에 담아둘 말이 아니야."라고 엄마는 말씀하신다.
엄마는, 자매가 앞으로 살아갈 날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이미 엄마가 겪어봤고, 겪어왔으며, 앞으도 또 겪어가야 하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언니의 히잡은 바다가 하늘을 향해 물결치는 것과 같아요.
다정하고 강하게 내내 거기 있을 뿐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히잡을 잘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우리가 누구인지 스스로 알고 있으면
언젠가는 그들도 알게 될 거래요.
『히잡을 처음 쓰는 날』 중에서
우리는 몰랐다는 핑계와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름에 대해 인정하는 것을 꺼려한다. 타인이 나와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정하고 질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어둡잖은 편견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그들의 길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심어두기도 한다.
무하마드는, 『히잡을 처음 쓰는 날』의 자매를 통해 흑인, 여성, 무슬람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히잡이 갖는 의미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 또한 히잡을 쓴 많은 소녀들에게 당당한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는다.
나와 다름은 말 그대로 나와 다를 뿐이다.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는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된다. 또한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아닌 포용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향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