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왕 오스카 마음그림책 7
김수완 지음, 김수빈 그림 / 옐로스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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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두고 안부 인사겸 여고시절의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같은 부모가 낳고 양육했음에도 생김새부터 성격, 식성까지도 모두 다른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나누었어요.

어느 누구를 기준으로 삼을 수 없기에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어요. 그에 맞는 양육태도와 말투, 앞으로의 진로까지 어느 것 하나도 같지 않기에 늘 새로움을 안기는 아이들, 키우는 즐거움과 성장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누구나 특별해요. 그리고 충분히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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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와 다르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놀림의 대상으로 만들어 다름이 가진 불편함과 좌절감을 느껴야 했던 오스카가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있어요. 김수완·김수빈 자매가 쓰고 그린 『수염왕 오스카』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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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숲속에서는 곧 제22회 고양이 수염대회가 열릴 예정이에요. 고양이들은 자신의 수염이 가장 멋지게 보이기 위해 다듬고 자랑하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요. 그런데 단 하나, 다른 고양이보다 몇 배는 더 긴 수염을 가진 오스카는 수염대회 자격 조건에 맞지 않아 대회 참석 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 슬프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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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도 너무 긴 수염을 가진 오스카는 다른 고양이들처럼 평범해지고 싶어요. 그리고 대회 참가조차 못 한다는 것은 오스카를 더욱 나약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스카는 결심했어요. 길어서 밟히고 걸리고 끌리는 수염을 과감히 잘라버리기로 말이에요. 수염만 길지 않다면 오스카도 친구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지낼 수 있을 것만 같거든요.

긴 수염을 놀리는 숲 속 친구들의 말에 상처만 받아오던 오스카가 긴 수염을 자르려는 순간, 낯설지만 너무나 듣고 싶었던 말을 건네는 숲 속 친구가 있어요.

"정말 긴 수염이네. 멋진 수염이야. "           

바로 거미에요. 거미는 오스카의 긴 수염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부러워해요. 놀림과 원망의 대상이었던 긴 수염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오스카는 알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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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신이 나서 거미에게 달려갔어요.

"나도 너처럼 날아 볼래. 내 긴 수염을 써서 말이야."

"정말? 너는 수염을 자르고 수염 대회에 나가고 싶어 했잖아."

"이젠 아니야.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으니까."

 

오스카는 숲에서 어린 거미들이 날기 연습을 하는 중에 만들어놓은 거미줄이 모두 제각각인 것을 보았어요. 그 누구도 거미줄 모양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 제각각인 거미줄이 춤을 추듯 흔들리는 모습에 마음이 빼앗기고 말지요. 같지 않기에 멋져 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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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수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아요. 오스카는 지금 긴 수염으로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긴 수염이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오스카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준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거미처럼 날아보고 싶다는 오스카의 꿈, 오스카는 어떻게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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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신체적 다름으로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고양이에요. 적당한 길이의 수염을 가졌더라면 받았을리 없는 상처를 받은 셈이지요. 그랬다면 오스카는 수염 대회에 나가기 위해 수염을 다듬는 평범하고도 기준에 맞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겠지요. 그 삶도 오스카에게는 의미있을 수 있어요. 다만 오스카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은 없었겠지요.

긴 수염을 가진 수염왕 오스카는, 자신의 다름을 특별함을 바라봐 준 거미에게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특별함으로 털털숲속 위를 날아오르지요. 하늘을 나는 오스카, 놀림의 대상이 되었던 상처가 특별함으로 전환되는 순간, 오스카는 특별한 존재로 거듭나게 되지요.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와 달라요. 생김도 잘하는것도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달라요. 우리 아이만의 특별함을 특별하게 받아주는 엄마가 되고자 노력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기로 다짐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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