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나 에프 그래픽 컬렉션
노엘 스티븐슨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만화에 익숙치 않아, 만화카페가 인기리에 있어 두 소녀를 데리고 방문해도 소설이나 에세이를 찾기 일쑤인 내가 유일하게 만화 컷의 재미를 느끼며 읽어가는 책이 바로 '그래픽노블'이다. 글의 흐름에 그림을 더하는 재미, 만화에 글의 무게를 더해 좀 더 진지하게 읽게 되는 매력적인 장르, 그래픽 노블의 세계로 다시금 나를 안내할 이야기 『니모나』, 새로운 소재로 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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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악당으로 불리우는 '발리스터 블랙하트'와 그의 절친이자 동료였던 그러나 지금은 등을 돌린 '암브로시우스 골든 로인' 그리고 블랙하트의 팬이자 조수이기를 자처한 니모나, 협회의 비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세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해 본다.

'니모나'는, 악당 발리스터의 조수가 되고자 찾아온 어린 소녀이다. 소녀는 마녀를 구한 댓가로 생명이 있는 것이면 무엇으로든 변신가능한 특별한 재주와 매우 저돌적인 성향을 가진 조수이다. '악당'의 조수인만큼 악당스럽게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니모나와 확신과 책임이 선 후에야 실행에 옮기는 아주 신중한 악당 발리스타와의 만남은 서로를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와 그들에게 찾아올 사건들을 짐작해보는 새로운 재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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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스터는, 협회가 오래 전에 금지한 식물인 '제이드루트' 를 다량 보유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그 식물은 모두가 먹는 식량까지 오염시킬 수 있는무척 위험한 식물이기에 협희의 속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발리스터와 니모나는, 협회가 다량의 위험 식물을 갖게 된 경로와 그것을 왜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또한 협회가 식물의 존재에 대한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하도록 밝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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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나』 속 인물들은 마음에 상처를 하나씩 품고 살아간다. 부모를 잃고 혼자인 삶을 살아온 니모나, 마상 창 시합에서 협회의 계략을 품에 안고 발리스터에게 창을 겨눈 암브로시우스 그리고 친구의 창에 맞아 한쪽 팔과 친구를 잃어야만 했던 발리스터. 세 사람은 자신이 원했던 간절한 삶대로 살아가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가진 확신과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며 자리를 지킴에 소홀하지 않는다.

국장은 내게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

그녀는 협회의 전사로 나를 선택했다고 했지.

하지만 국장은 마상 창 시합에서 너를 상대로 날 증명해야 한다고 했어.

아니면 기회는 날아갈거라고.

나는 원했어.

그 무엇보다 넌 나만큼 그 자리를 원한 적 없어.

넌 훨씬 더 잘했어. 거의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니모나. 182쪽

절친이었던 발리스터와 암브로시우스 그리고 특별한 재주를 가진 니모나는 협회의 계략이 드러나면서 선택의 갈림길 앞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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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품은 욕망으로 친구를 저버린 암브로시우스의 뒤늦은 후회와 만회의 기회,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었던 시간이 있었던 발리스터에게 남은 의구심, 특별한 재주가 많은 이들에게 위험으로 감지되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니모나의 기억들, 그들의 상처는 협회의 압력이 더해질수록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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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나』 는 영웅과 악당의 민낯을 재조명하는, 그들이 가진 진짜 얼굴을 보여 주기 위해 변신의 귀재 니모나와 어둠을 감춘 채 빛을 내는 협회를 가미시킨 그래픽 노블이다.

악당이지만 악당스럽지 못하고, 영웅이랑 칭송받지만 마음 한 켠에 당당하지 못함에 당당하지 못한 영웅이 있고, 언제든 원하는 그 무엇으로 변신하기에 기세등당하지만 의지할 곳 없는 갸냘픔을 가진 소녀가 있는, 그들의 상처를 통해 진정함 무엇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 무엇도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님을 말하고 있다. 세상엔 진정한 영웅도 악당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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