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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 ㅣ I LOVE 그림책
셸리 베커 지음, 에다 카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들에게는 마음 속 영웅이 있어요. 언제 어디서든 위험한 상황에 나타나 감쪽같이 해결하고, 있었지만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영웅, 우리는 그들을 슈퍼 히어로라고 부르지요. 한 번만이라도 만나봤으면 하는 설레는 상상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하게 행복하고, 그들이 지나간 흔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에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일지요.

나에게 있어 최고의 히어로는, 어린 시절 잊지 않고 챙겨봤던 태권 V였어요. 근엄한 표정의 태권V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절대 잊지 못할 나만의 명장면이에요. 성인이 되어 만난 다양한 히어로들에게는 다양하고도 매우 지능적인 무기를 장착한 현대판 히어로들로 보는 것으로도 그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는 다양한 모습과 다양한 재능을 가진 히어로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외모부터 스타일, 기술까지 다채로운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들이 앞으로 벌일 활약상에 절로 관심이 기울게 되지요.

히어로들은 위험한 곳이면 언제든 달려와 시민들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져요. 그들의 모습을 함부로 시민들에게 발각시키지 않기 아주 빠른 속도로 해결하고 사라지지지요. 그들에겐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의무가 있기에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는걸 당연하게 여겨지요.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로 하는 시민들의 위험을 감지하고 출동하는,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할까요? 날마다 조금씩 다른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히어로가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요? 항상 같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우리는, 히어로는 항상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히어로들에 대한 편협한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요.
히어로들도 제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화가 나서 일수도 있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경우일 수도 있고, 슬퍼서 현실을 직시할 힘이 없어서일 수도 있어요. 그건 그냥 재수 없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그렇게 재수 없게 힘이 들면 얼굴을 찡그리고 한숨을 쉬기도, 울기도 해요. 자신의 마음에 쌓인 무게를 쏟아내야만 그들은 내일 다시 히어로의 모습을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슈퍼 히어로들에게도 재수 없는 날이 있다』는 슈퍼 히어로 여덟명의 활약상을 통해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존재감을 뽐내주고 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도 항상 변화되는 감정으로 힘이 들 때도 있음을 전달해요. 다만 그들은 자신에게 난 화를 감당하는, 건강한 방법을 소개해줘요. 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건강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감정이라는 것을 말해 주지요.
감정에 대한 다양한 그림책들이 이미 시중에 나와 있지만, 우리의 영웅들을 통해 배우는 '화'라는 감정을 다룬 그림책은 처음인 거 같아요. 히어로들에 대한 믿음과 함께 그들에게서 배우는 감정 표현법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화 풀어내기'로 매우 유익함을 안져주리란 믿음이 생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