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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나침반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스테판 멜시오르 지음,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조고은 옮김, 필립 풀먼 원작 / F(에프) / 2020년 4월
평점 :

옛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건물을 통과하는, 창을 든 곰과 자유분방한 머리칼을 가진 한 소녀의 등장부터 전투적이며 앞으로 일어난 일들이 순탄치 않음이 느껴지는 『황금 나침반』
판타지 문학의 한 획을 긋는다 할 수 있는 "필립 폴먼"의 원작을 각색하여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작품 『황금 나침반』은, 판타지라는 장르로 한정하기엔 소재의 폭이 무척 넓다. 그림과 더불어 진행되는 이야기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마음을 사로잡기에 어른 아이 구분없이 누구나 읽고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생각된다.

리라 벨라커는조던 대학의 총장실 환풍구 틈에서 총장실을 엿보고 있다. 그녀가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연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선택으로 총장이 리라의 삼촌 아스리엘 경을 독살하려는 의도를 알려차립니다. 총장은 왜? 그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리라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할까? 여러 의문을 안은 채 리라는 총장과 마주서게 된다.

모든 인간의 탄생과 함께 짝지어지는'데몬'은 영혼이자 친구이며, 수호신이다. 데몬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어린이의 데몬은 여러 모습으로 변형이 가능하지만, 어른들의 데몬은 고정되어 있다. 이는 어린이의 다양한 재능과 변화되어가는 인간상과 발맞춰가듯 데몬에게도 적용하듯 변형되지만, 어른의 사고방식은 이미 유년기의 경험으로 누적되어 사고의 방향이 고정되어 데몬도 고정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황금 나침반』의 또 다른 개념으로 등장한 '더스트'는 원죄의 개념이 아닐까 싶다. 더스트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른들과 아이들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며 평행 세계로 가고자 한다. 존재하고자 하는 더스트와 파괴하고자 하는 어른 그리고 더스트의 힘에 자유을 잃어가는 아이들이 풀어가는 이야기에 집중력은 저절로 따르게 된다.

리라는 부모와 떨어져 집시 유모의 손에 길러진다. 그러나 다시 조던 대학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게 되지만, 총장은 리라의 손에 진실 측정기라 불리는 황금 나침반을 쥐어 주며 콜터 부인에게로 보내게 된다. 콜터 부인이 황금 나침반의 존재를 알 수 없도록 잘 간수하도록 이른다. 총장은 준 황금 나침반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리라의 손에 맡겨진 황금 나침반은 어떤 일을하게 되는지 궁금증을 안은 채 이야기를 읽어나간다.
고블러가 데리고 간 수많은 아이들, 그 뒤를 따르며 아이들을 찾으러 떠나는 집시들. 그들과 함께 아이를 찾으러 떠나는 길에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리라, 리라의 뒤를 추격해오는 콜터 부인, 얼음 요새에 갇힌 아스리엘 경까지. 서로 얽히고 얽힌 매듭을 서서히 풀어나가는 가운데, 리라는 황금 나침반이 새겨진 조각들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깨달아가기 시작한다.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황금 나침반』. 판타지라는 장르 속에 욕망과 시기 그리고 교만까지 다루어 더욱 심오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우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길 위에 놓여 있다. 리리가 스스로 황금 나침반의 비밀을 풀어냈듯이, 우리의 가슴 속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현명한 삶의 시간을 누리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