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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ㅣ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신간 코너에 꽂혀 있는 책을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 바로 품에 안은 책 한 권이 있었어요. 바로 더글라스 케네디의 『오로르』에요. "마음을 읽는 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오로르는 두 번에 걸쳐 나의 마음을 흔들었지요.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오는 파란색 표지에 잔잔하게 수놓아진 별들이 가득, 푸른 밤을 피어오르는 별들의 반짝거림이, 달 속에 비친 소녀와 함께 쓰인 "나는 남들과 다르대. 근데…… 당연한 거 아니야?" 라는 글에 또 한 번, 이렇게 난 두 번의 설렘을 느끼며 『오로르』를 만나게 되었어요.

오로르는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남과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남들처럼 말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상에서 새로운 모험을 즐길 줄 알며, 눈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아빠를 만나기 위해 다른 장소를 가야 하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을 뿐 아니라, 언니와 엄마의 싸움에서 서로가 상처를 남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어리지만 어리기만 한 소녀는 아니에요. 오로르는 알아요. 이혼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쯤은 너무나 잘 알아요. 그리고 그 어느것도 오로르에게 상처가 되거나 슬픈 일로 저장되지 않아요. 오로르는 스스로를 행복한 아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는, 책지를 실로 엮은 뒤에 하드보드지로 외형을 덮지 않은 사철제본으로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제본의 형태를 가진 책으로 읽은 동안 더 귀하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하는 매력까지 더하고 있어요. 제본 형태까지는 알지 못한 채 품에 안은 책인데, 반함에 하나 더 추가되지 않을까 싶어요.
'자폐아'라는 현대의학적 병을 가진 오로르는, 자신이 가진 남들과 다름에 경계를 두지 않아요. 그러나 언니 에밀리는 아니에요. 오로르의 신비한 힘 때문에 가족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오로르는 자신이 가진 신비한 힘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인지 잠깐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어른들의 말을 믿기로 했어요.
"오로르, 그 신비한 힘은 소중한 재능이야. 너는 네 이름 그대로야. 진짜 햇살."
오로르.
내이름!
아빠가 이야기해 주었다. 옛날 옛적에,책은 두루마리로 되어 있고 밤에는 호롱불로 빛을 밝히던 옛날에, 사람들은 오로르 여신을 숭배했다고, 오로르 여신은 아침마다 해님을 들어올리는 힘이 있었다. 오로르는 어둠을 쫓아냈다.
아빠가 말했다. "오로르, 그게 너야. 너는 늘 어둠을 사라지게 해."
'어둠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내 신비한 능력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얼마 전에 조지안느 선생님과 이야기했다.
조지안느 선생님이 말했다.
"사람들을 돕는 것도 신비한 일이야."
언니 에밀리의 친구 루시, 오로르는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루시 언니가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아요. 꼬맹이라고 놀림받는 에밀리언니와 뚱뚱하다는 이유로 코끼리라고 불리는 루시언니 그리고 저능아라고 불리는 오로르. 셋은 도로테 일당들에게 인신공격을 받지만, 오로르는 상처받지 않아요. 그리고 루시언니에게 상처주는 일당들에게 당당하게 나서기도 하지만, 스스로 주눅들어 있는 루시를 당당하게 변하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요.

루시는, 엄마로부터 뚱뚱하다는 이유로, 자기 딸이라는 존재라는 이유로 항상 미움을 받아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루시에게 도로테 일당의 괴롭힘은 루시를 더욱 작게 만들고,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게 하지요.
그러던 루시에게 슬픈 일이 일어나고 말아요. 오로르 가족과 함께 간 놀이동산의 수영장에서 도로테 일행을 만난 루시는 수영장을 벗어나 달아나고 말아요. 경찰의 힘을 빌렸지만, 루시는 그 어느 곳에도 있지 않아요. 엄마는 루시를 잘 보살피지 못한 자신을 탓하게 되고, 루시의 엄마는 오로르 엄마를 원망하여 직장에서도 쫓겨나게 만들거라고 협박을 하게 되지요.
루시는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루시는 어디에 있었던 걸까요?

오로르는, 혼자만의 세상을 만나요. 참깨 세상에서 '오브'라는 친구와 자전거를 타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현실의 힘든 세상에서 만나야 하는 고비들을 기꺼이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돼요. 오브는 오로르의 친구이자 조력자이며, 현실 속의 힘겨움을 잠시 잊게 해 주는 상상의 친구이자 쉼을 주는 유일한 시간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주지요.

오로르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에요. 나와 조금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친구에요. 우리는 오로르를 통해 어른들의 이기심과 약자에 대한 친구들의 괴롭힘 그리고 진실된 어른들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요. '신비한 힘'이란 능력을 가진 오로르가 말하지 못하는 부족함을 이겨내며 당당하게 사회로 한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그 마음을 새겨넣어야 한다는 것을요.
이제 오로르는 일반 학교에 입학해요. 새로운 친구들과 글로 소통하는 오로르, 그녀의 첫 사회 생활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