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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친구들 ㅣ 상상놀이터 10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아서 하워드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2월
평점 :
우리가 읽은 동화의 주인공에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뜻밖의 동물이 등장해서 정말? 하는 놀라움과 반가움을 함께 느끼게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집 두 소녀와 만난 '신시아 라일런트'의 새로운 책 『멋진 친구들』 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시아 라일런트'의 "멋진 친구들"을 통해 래브라도 리트리버 '코나'와 청솔모 '스텀피' 그리고 소라게 '그웬돌린'과 박쥐 '머레이'를 만날 수 있다. 청솔모와 소라게의 만남은 이야기책에서 만나지 못한 조합이었고, 서로 살아가는 환경과 삶의 시계가 다른 동물들이 '함께'라는 의미 속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 그들의 모험에 양념이 되어준 부엉이와 족제비, 청둥오리가 재미를 더해준다.
스텀피는 단풍나무 잎과 꽃무늬 천 조각과 초록 가지들을 안전하고 따뜻한 둥지 한쪽에 차곡차곡 쌓는 일을 계속했어요.
친구 코나가 껌 종이나 아이스크림 막대를 보물이라고 여기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스텀피는 알고 있었죠. 코나는 착한 개라서 커다란 참나무에서의 새로운 삶이 가진 귀중한 가치를 잘 알 거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그 커다란 참나무는 스텀피에게 폭풍 속의 항구와 같은 나무이자 아기들이 집이라고 부를 나무라는 사실을요.14쪽
앨버스 교수가 키우는 소라게 '그웬돌린'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코나'의 정신적 지주이며 멘토이며, 구스베리공원에 살고 있는 청솔모 '스텀피'는 아기를 낳기 전 이사를 강행하고, 이웃으로 박쥐 '머레이'를 만나게 된다. 사는 곳도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살아가는 환경도 그 어느 것도 같지 않은 네 친구의 만남은, 아주 우연하고도 필연적인 얼음폭풍으로 이루어진다.
코나와 그웰돌린은 거실 창을 통해 몰아치는 바람과 얼음폭풍을 바라보며, 공원에 살고 있는, 얼마 전 출산을 한 스텀피가 걱정스럽다. 바람에 스텀피가 둥지로 삼은나무가 잘 버텨줄거라고 믿으면서도 불안함이 점점 커져간다. 코나는 앨버스 교수가 잠든 사이 그웰돌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들키지않고 스텀피를 살피러 집을 나선다.

"코나, 이 세상을 살다보면 혼자 감당해야 할 일들이 있는 법이야."
"아기를 낳는 일도요?"코나가 물었어요.
[중략]
"한 오십쯤 될 걸? 지금은 어른이 되었어. 그리고 한 가지 말해 주자면, 친구. 아이를 낳는 것은 매우 사적인 일이야. 신성한 일이기도 하고. 내겐 기도하는 것만큼이나 사적인 일이였어."
"아." 코나가 얼굴 가득 진지한 표정을지으며 외쳤어요.
둘은 침묵 속에서 함께 창밖을 응시했어요. 나무들과 별들과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달을 보았지요. 둘 다 머리속이 온갖 생각들로 꽉 차 있었어요. 땅과 그 위의 하늘에 대한 생각, 은신처와 음식이 헤아릴수 없는 편안함과 가정이 주는 친밀함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지요. 그리고 둘 다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가장, 강하고 가장 기운을 복돋는 마음들을 모아 작고 붉은 청설모를 향해 보냈지요. 바로 그 순간, 그 청설모는 참나무의 초록 향기 속에서 남자애 둘과 여자애 하나를 돌보고 있었어요. P.47~48

코나는, 쓰러진 나무 주변에서 스텀피의 아가와 박쥐 '머레이'를 구해 앨버스 교수 몰래 집으로 데리고 와 안전한 거처를 마련해준다. 스텀피의 소식을 아직 모르는 코나와 그웬돌린은 어떻게 하면 소식을 알 수 있을지 고민한다. 코나의 추진력과 그웬돌린의 지혜 그리고 머레이의 날개가 스텀피를 앨버스 교수의 집으로 유인하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스텀피가 스스로 찾아오기만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스텀프가 온 거야?" 코나가 진지하게 물었어요.
머레이는 활짝 웃고는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하실을 가리켰어요.
"스텀피!" 코나가 외쳤어요. 코나는 그웬돌린을 집어올렸어요. 스텀프의 이름을 듣고 그웬돌린의 더듬이가 춤을 췄어요. 그리고 모두 지하실로 달려갔지요.
다시 만난 친구들이 나눈 기쁨은 그날 저녁 밀러가에서 찾은 최고의 보물이었어요.
P.139~140
친구라는 관계는 단정할 수 없는 것 같다. 서로 잘 맞아서, 서로 달라서, 때로는 서로가 필요해서 등 매우 다양한 이유로 관계를 맺고 서로의 부분을 나누고 함께 하는 관계이다. 어떤 이유가 맞고 틀리는 것은 없다. 다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라는 고리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코나와 그웬돌린, 스텀피와 머레이, 그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나누고 걱정하고 기다리는 과정을 그린 『멋진 친구들』 은 동물들의 모험을 통해 그들의 우정을 보여주고, 우리에게 우정의 참모습을 전달한다.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가 추구하는 잔잔한 감동과 포근한 안정감이 돋보이는 동화로, 읽는 동안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며 동물들이 가진 매력을 만끽할 수 있어 참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