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독수리 난 책읽기가 좋아
박주혜 지음, 유설화 그림 / 비룡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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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힘으로 변화될 수 없는 것에 대한 비난과 차별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함께 하는 공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외로움으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데 충분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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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독수리는 외톨이. 그가 가는 곳마다 관심이 집중된다. 동물들 사이에서 그는 못생긴데다 대머리이기까지, 그런 그가 아름다운 공작에게 고백까지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그의 외모가 더욱 더 부각되기에 이르고 만다. 

 

대머리 독소리는 외롭다. 그리고 친구들과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느껴진다. 대머리 독수리는 최선을 다해 1등을 해도 "예상외로~"라는 말이 붙은 칭찬의 소리가 싫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도 듣기 싫다. 그래서 결심한다. 그들이 있는 공간에서 과감히 벗어나기로.

 

"내가 못생기고 싶어서 못 생겼어? 머리카락은 안 나고 싶어서 안 나는 거냐고! 그래.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만 볼공평했어. 에잇! 이 더러운 세상."

대머리 독수리는 더 이상 이런 곳에 살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힘차게 날았지. 못 생겨도, 머리카락이 없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찾아서.12쪽


말많은 앵무새, 못생긴 대머리 독수리, 세상모든 것에 미안한 쏘리 사자와의 만남은 그들 스스로에게 또다른 힘을 발휘하게 한다. 무리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그들이 서로가 함께 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 그들이 가진 재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기에 이른다. 나와 같지 않고, 나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가 그들에겐 더이상 아픔이고 상처로 남지 않는다. 이는 곧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자신을 채웠다는 것을 증명한다.

 

 

"정말 멋죠. 넌 너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것 같아. 어디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뭐든지 다 멋지게 해낼 것 같아."

사자가 부러운 눈빛으로 말했지.

"태어나서 그렇게 멋진 말을 처음이야. 난 항상 너무 못 생겼다는 말만 들어와서……."

대머리 독수리가 부끄러운 듯 중얼거렸어.

"네가 못생겼다고? 에이. 너처럼 멋진 독수리에게 누가 그런 말을 해."

사자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지.

"너 빼고 다."

대머리 독수리가 씨익 웃었어.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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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독수리』는 음악의 장르 중 하나인 '힙합'과 무리 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차별과 미움으로 쫓겨나오게 된 동물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구성된 비룡소의 「난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이다.                

 

대머리 독수리를 힙합을 아주 멋지게 잘 하는 친구이다. 라임을 딱딱 맞추어 자신의 처지를 노래하고, 아름다운 공작에게 고백하고, 무리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친구들의 마음까지도 노래에 담는다. 노래로 흥이 나고, 위로가 된 가사로 힘을 얻고, 따라부르면 즐겁고, 대머리 독수리와 그의 친구들이 결성하여 만든 밴드는 동물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로 급부상하는, 일명 스타 밴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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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와 달라. 넌 나와 달라."

 

우리는 모두가 다르다. 외모 · 성격 · 잘하는 것 · 잘먹는 것 · 생활패턴까지도 같은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와 다르다는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고 그것을 기준삼아 상대를 폄하하고 차별하는 것을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한다. 상대의 입장보다는 지금 당장의 재미만을 위해서 말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에서부터 시작이다. 내가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나의 행동에 대한 당당하고 떳떳한마음이 곧 나와 타인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기본이 된다.

『힙합 독수리』는 재미와 즐거움 속에서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참 좋은 동화이다. 초등학생부터 학부모까지 다함께 읽기에 참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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