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트리스 1 - 깨어남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저리 류 지음, 사나 타케다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monster1.jpg

 

만화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새로운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는 '그래픽 노블'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만화 읽기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술술 읽어낼 정도는 아니기에 그림과 짧은 글로 상황을 이해하고 글의 의미까지 파악하려면 꽤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어야 한다.

 

소녀들의 호기심으로 만나게 된 『몬스트리스』 는 강렬한 이미지와 색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소녀들의 마음이 100% 이해되는 순간이다. 또한 표지에 그려진 여성에게서 당당하면서도 뭔가에 쫓기는 듯한 아슬아슬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고,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이미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monster2.jpg

 

 

인간 연방과 고대종족과의 만남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몬스트리스』 는 서로가 가진 힘을 두려워하면서도 방관할 수 없기에 서로를 주시하고 기회만 된다면 그 힘을 빼앗고자 한다.

늑대여왕·곰의 왕· 원숭이 등 짐승의 형체를 가진 그들은 달의 여신의 마법 아래 불멸성을 가진 종족으로, 매우 강력한 존재이다. 또한 고대 종족과 인간 사이의 혼혈로 태어난 아카닉(Arcanic)이 존재하며, 『몬스트리스』의 주인공 종족이다. 소수의 아카닉만이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옛 신과 고양이 우바치의 자손이 있다. 그리고 '쿠마에아' 라는 집단이 있다. '쿠마에아'는 염력이나 예언 등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 그들 집단만의 강력한 힘을 가진다.

 

monster3.jpg

 

서로 다른 존재가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은, 힘을 키우기 위하거나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이다. 쿠마에아 또한 마법적인 힘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아카닉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아카닉의 사체와 뼈에서만 채취가능한 '릴리움'이라는물질을 얻기 위해서이다.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 자와 필요한 것을 갖기 위한 자의 싸움은 누군가가 잃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다. 이것은 그들만의 법칙이자 존재를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몬스트리스』는 가볍게 읽어낼 수 없는,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다. 제1장은 막연한 이야기 전개로 어리둥절과 당혹스러움으로 읽어가게 된다. 마치 나만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안은 채로 말이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어느 새 집중해서 보는 나를 볼 수 있고, 과거를 들춰내면서 지금의 상황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점차 밝혀내기 시작한다.

아카닉의 사냥! 이것은 쿠마에아에게는 절실한 명분에서 이루어진 행위이며,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되고 만다. 릴리움이란 물질을 갖고자 하는 그들과 죽어야만 줄 수 있는 릴리움을 지켜내고자 한 그들의 전쟁은 피할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다. 또한 그들의 전쟁과 살아남는 방법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그들의 전쟁과 그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판타지 장르인 만큼 현재의 내가 아닌 이야기 속의 상황을 놓고 보면, 이해를 넘어 수긍을 하게 되는 부분들도 있기에 그림 한 장면 대사 하나, 설명 하나를 놓칠 수 없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monster4.jpg

 

인간의 모습을 한 아카닉, 『몬스트리스』의 주인공 마이카는 힘없이 끌려다니는 인물처럼 그려져 아슬아슬하고 강한자들에게 무릎을 꿇게 될까 맘이 졸였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녀가 가진 비밀스러운 힘과 엄마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 이름이 가진 의미까지 더해져 그녀를 보는 시선에 따스함이 스미고, 인간적인 감정에 안타까움이 피어오른다.

판타지가 주는 난해함이 초반을 장악하여,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책장이 넘어가면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스릴과 마법적인 힘을 느끼게 된다. 판타지와 그래픽 노블의 만남이 더욱 강하고 짜릿한, 새로운 빛을 만들어낸다.

 

서명4.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