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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ㅣ I LOVE 그림책
조쉬 펑크 지음, 스티비 루이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보물창고의 그림책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제목을 보는 순간,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서울로 이사를 와 처음으로 대형서점에 간 그 날이 떠오른다. 규칙적으로 배열한 듯한 첫인상과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내 키보다 높은 서가들이 마치 빌딩을 미니어처로 꾸며놓은 듯한 답답함과 쌓여있고 펼쳐있는 많은 책들 사이에서 한참을 헤매고 헤매서 카운터를 찾은, 지나간 시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도서관과 서점을 자주 드나드는 지금은 좀 나을까? 여전히 왔다갔다 여기저기 어리둥절, 도서관에서 길을 잃은 그 녀석과 난 아마도 친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용기와 인내는 도서관 앞 주춧돌 위를 지키는 돌사자에요. 도서관을 향하는 사람들과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고,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리를 지키는 사자 형제지요. 잠에서 깨어난 용기는 인내가 밤 사이 도서관의 웅장한 미로 속으로 들어갔다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한번도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보지 못한 용기는, 동생 인내를 찾아야하기에 용기내어 도서관의 '애스터 홀' 문 안으로 들어가지요.
도서관 3층에서 장난기 있어 보이는 소녀 조작상을 만나고, 소녀의 안내로 들어간 '로즈 메인 열람실'과 '에드나 반스 살로몬 룸'에서는 역사 속 인물들의 초상화가 용기를 맞이해 주지요. 용기는 처음 들어와 본 도서관의 웅장함과 고요함 그리고 낯선 이의 호통에 풀이 죽기도 했지요. 용기는 쌍둥이 동생 인내와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인내가 갔을 법한 곳이 어디일까 곰곰히 생각해봐요.
인내를 두고 돌아갈 수 없는 용기는, 인내와 함께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떠올라요. 청동 사자의 도움으로 도서관 안내지도를 구한 용기는 '어린센터'에서 책을 읽고 있는 인내와 마주하게 되지요. 이미 해가 떴기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데, 인내는 딱 한 문장만 더 읽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그 때 용기는 보고 말았어요. 자기 눈을 사로잡는 이야기 책들이 있어요. 인내가 그 동안 해 주었던 수많은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는 책이에요. 인내가 용기를 위해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된 거지요.
용기는 그토록 찾던 인내를 찾았지만, 허전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건 인내를 찾으며 처음으로 들어간 도서관에서 본 수많은 책이에요. 책이란 도구에 호기심이 생긴 용기 그리고 형을 위해 매일 밤 책을 읽어본 인내, 그 둘이 책의 바다에 빠져드는 이야기 바로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에요.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의 배경이 된 뉴욕공공도서관은 1911년에 5번가에 세워졌으며, 1930년 뉴욕시장 피올렐로 라과디아가 대공황으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자질로 용기와 인내를 꼽으며 돌사자 조각상에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인내를 찾기 위해 도서관으로 첫발을 내딛은 용기가 가는 길마다 펼쳐지는 공간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으로, 다섯 세대가 넘도록 책을 기부해 온 에스터가의 이름을 딴 '에스터 홀', 마트베이 치즈홉이 만든 '장난기 있는 소녀'동상, 독자들의 모임 장소 '로즈 메인 열람실',역사적 인물들의 초상화가 걸린 '에드나 반스 살로몬 룸'등 실제 도서관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는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 그리고 책의 바다에 빠지게 된 두 사자 형제의 이야기로 책 속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그림책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요. 잔잔하면서 울림이 있는 그림책,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읽기에 참 좋은 이야기, 따듯해져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