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새점 탐정 -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상상도서관 (푸른책들) 4
김재성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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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과 새점 그리고 탐정이라는 세 개의 낱말이 따로인 듯한,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을 한 번 보고는 입에서 맴돌고, 표지에 그려진 소녀와 두 사내의 모습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증이 인다.

"너는 살인자다! 사람을 죽였어!"라는 말이 귀를 때려 너무나 괴로운, 그 말이 왜 자신을 따라다니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소녀가 길을 헤맨다. 걷다보면 자신에 대한 어떠한기억이 살아날 것이라 믿으며 거리마다 상점마다 기웃거려 보지만, 소녀는 어떠한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다.

일제침략기인 경성, 1919년 삼일운동 직후의 경성은 일본 순사들이 자유롭게 활개를 치며 다니며 독립군을 찾는데 혈안이 되었을 때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경성 새점 탐정』 . 작가 김재성은 작가의 말에서 글을 쓴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강영재는 일제의 식민 지배 아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강우규 의사의 손녀딸 이름입니다. 강우규 의사는 평화로운 삼일운동을 펼친 우리 민족을 가혹하게 탄압한 일본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 독립투사였지요. 예순넷의 나이에 신임 총독에게 수류탄을 던진 강우규 할아버지의 동상은 오늘날 서울역 앞에 서 있습니다.

저는 이 역사적 진실에서 한발 나아가 할아버지에게 수류탄을 전달한 손녀 강영재를 만들어 냈습니다. 영재를 통해 애국심으로 똘똘 뭉쳤던 당시 어린이들의 용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소녀는, 거리를 헤매다 사람들이 모인 한 곳에 발길이 멈춘다. 장가갈 때를 알려달라는 청년과 집안의 가보가 없어졌는데 범인은 잡을 수 있을지 묻은 가장 그리고 기무라 순사까지, 바로 새점을 보는 할머니에게 다녀간다. 기무라 순사의 새점은 봐 줄 수 없다는 할머니는 그만 기무라 순사의 발길질에 쓰러지고, 소녀는 할머니를부축하고 할머니가 사는 판잣집으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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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새 그리고 새점,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구관조와 "지식이 열쇠다"를 외치는 새의 말을 들으며 할머니가 정확하게 맞히는 새점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할머니는, "착한 마음은 꼭 오래 보고 지내야 아는 것이 아니다. 아픈 상대를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눈빛, 당당하면서도 타인이 다가올 공간을 남겨 두는 행동 하나하나에서 착한 마음은 나타난다."(37쪽)는 말씀과 함께 소녀에게 새점을 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새점은 미신이 아니라, 새점을보고자 하는 사람의 표정, 말투, 눈빛, 옷차림 등을 관찰한 뒤에 궁금한 것과 추리를 하여 완성하는 관찰력과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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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할머니에게 배운 새점으로 범죄자를 찾고, 납치범이 숨어있는 곳을 알려주는 등 열심히 활약했지만, 경시청에 협력하는 점쟁이, 독립군 사냥꾼으로 불리는 결과를 얻고 만다. 뒤늦게 자신의 새점이 독립군을 위기에 처하게 했으며, 할머니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할머니가 가난하게 살게 된 이유와 자신이 누구인지 캐묻지 않고 거둔 이유가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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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의 손녀가 기억을 잃은 소녀로 등장하여 소녀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경성 새점 탐정』 은 새점이라는 색다른 소재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독립군의 활약을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표현한 책이다. 혼란스러웠던 경성의 분위기와 같은 민족을 앞잡이로 활용하고자 했던 기무라 순사의 교활함, 독립군들의 조심스럽고 위험천만한 활동 모습들이 소녀의 새점 그리고 소녀의 관찰력으로 밝혀지는 이야기였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멈출 수 없는 흡입력 있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가 푸른 문학상 수상작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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