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 지나친 관용으로 균형 잃은 교육을 지금 다시 설계하라
베른하르트 부엡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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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막을 내린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방학을 맞이한 두 소녀와 함께 보고 있다. 드라마에 나온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식사랑은 곧 교육이라는 공식을 완벽하게 실현해내는 것이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의 사이즈는 잴 수 없고,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게를 달 수 없다. 다만 부모의 삶에 자식의 점수를 포함시키느냐 아니냐에 따라 삶의 기준과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 교육은 점수로 환산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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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한 열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며, 자식에 대한 정성과 희생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매체를 달구는 10대들이 행하는 폭력성은 날로 심해지고, 죄의식은 없고, 나와 다름은 무조건 배척하려고 하는 개인주의가 팽배해져가고 있다. 더이상의 방관은 그들의 미래를 먹구름만 가득한 삶으로 채워질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존중의 의미를 우리 아이들은 맘대로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를 통해 부모와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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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누구나 내 자식을 잘 키워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만큼 노력을 기울인다. 기죽이지 않기 위해 시키고, 옆집 아이보다 좀 더 낫길 원해서 시키고, 남들 다하는 거 내 아이만 안 할 수 없어서 시키고, 그렇게 허둥지둥 교육에 몸을 담아보지만, 정작 아이를 위한 내면의 교육은 깜빡 잊고 만다. 시킨 것만 다 하면, 학원만 다녀오면 자기 몫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시간은 배정해 주지 않았다.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의 어울림에서 배울 수 있는 관계성과 나눔, 베품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립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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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이 독립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함께 걸어가는 삶의 선배이자 친구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함께 걸어가며 대신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되었고, 자식은 부모가 해주는 것을 받기만 하면 되는, 확실한 분업화로 거듭나고 있다.

진정 부모이고, 진정 내 자식을 위한다면, 우리는 권위를 지켜나가며 존경받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들의 흔들림을 지켜줄 수 있는 단호함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그들의 꾸려나가는 삶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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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누구나 미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 애쓴다. 그것이 자식에게 안정감있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식을 스스로 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불신의 늪으로 밀어넣기도 있다.

좋은 부모란, 윤택한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엇인지, 자신은 누구인지,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찾아가는 시간을 기다려 준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맺음과 소통, 믿음과 나눔을 실천하는 주도적이고 가치있는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선물한다. 앞서 걸어간 길에 대한 끊임없는 조언보다는 넘어지고 깨어진 무릎을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공감이 그들을 따듯한 사람으로 길러낼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

이 세상에 있는 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엄격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진리 앞에서 겸손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칠 때, 아이들의 삶의 질서를 세우고, 책임감있게 행동하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어른이 된다고 말합니다. 11쪽

교육은 대치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끝없이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부모와 교사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는 것과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훈련과 사랑 사이에서,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통제와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상반되는 개념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개념이며, 그것들을 잘 선택해 활용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이 가능합니다. 21~22쪽

 

자식을 혼자 낳을 수 없듯이 혼자 기를 수 없다. 나와 관계된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한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함께 키워나간다. 그러면서 나의 주관이 흔들리기도 하고, 내가 중요하다고 여긴 가치들이 허물어지는 참담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부모가 가진 완벽하고자 했던 오만을 접고, 자식과 합을 맞춰가는 균형과 자유와 방임의 차이를 배우면서, 존중하고 존경받는 진정한 어른이 아이에게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다. 한 번 봐주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위는 한번도 봐주지 않는 단호함과 결단력이 우리의 교육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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