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프 그래픽 컬렉션
엘린 브로쉬 맥켄나 지음, 라몬 K. 페레즈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서점에서 우연하게 읽은 잡지에서 감명깊게 읽은 책을 "제인 에어"라고 소개하는 인물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대체 그 책이 무엇이기에 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았다. 그 동안 읽었던 책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고, 무언가 큰 비밀을 안고 있는 듯한 묘사에 책장이 절로 넘어가면서 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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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책 1호로 자리잡은 "제인 에어"가 그래픽 노블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 『제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나의 상상 속 제인과 또 다른 누군가의 상상 속 제인은 얼마나 닮았을까 하는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된 에프의 『제인』

바다에서 일하는 부모를, 바다에게 잃은 소녀 제인은,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애쓴다. 제인은 현실에 빠르게 눈을 뜨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터득해가고, 자신의 존재를 애써 드러내지 않으며 자립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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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싶은 제인, 제인은 장학금을 꾸준하게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학교의 제안에 어린 소녀의 유모 자리에 들어간다.

항상 혼자인 소녀 아델의 모습에서 혼자였던 지금도 혼자인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큰 저택과 부재중인 아델의 아버지 로체스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가 제인을 불편하게 했지만 아델을 위해 견뎌보기로 한다. 단지 유모가 아닌 진정으로 아델을 위하는 제인을 바라보는 로체스터는 고마움과 또 다른 감정이 싹틔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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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체스터와 아델 그리고 죽은 아내 이사벨. 로체스터가 감추려고 하는 비밀은 무엇인지 제인의 주위를 맴도는 메이슨에 의해 서서히 밝혀져 오고, 굳게 닫혔던 로체스트의 마음도 풀리기 시작한다.

제인 또한 로체스터의 굳은 모습에 경계심과 혼란스러움이 공존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상처와 슬픔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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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고전소설 "제인 에어"를 읽고, 마음속에 잘 간직해둔 나에게 에프의 『제인』은 원작을 모두 싣지 못하는 제한에 걸려 아쉬움을 남기게 충분했다. 제인의 자립적인 성격과 그녀가 가진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로체스터에 대한 불안감이 좀 더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가 하면, 메이슨과 로체스터의 대립 장면에서는 그림이 주는 효과로 좀 더 실감나게 표현되어 긴장감을 더욱 높혀주었다.

『제인』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기죽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강단있는 소녀이자 여인이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랑이란 감정에 최선을 다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여인이기도 하다. 원작 제인 에어를 만나기 전에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로 글과 그림을 함께 만난다면 분량에 대한 부담감도 줄이고, 그림으로 표현된 감정에 몰입할 수 있다는 이점을 안고 있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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