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거미 잭슨과 전갈 -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김동석 지음, 나오미 G 외 그림 / 지식과감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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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과 붉은 빛의 전갈, 그리고 유혹하듯 현란하게 뻗어오는 거미줄이 그려진 표지와 김동석 동화작가와 나오미 G 그리고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재학생이 함께 만들었다는 『대왕 거미 잭슨과 전갈』 함께 한 이와 제목 그리고 표지 디자인까지 호기심을 자극시키는데 우선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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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쇼는, 쟌의 기획으로 루브르 박물관 광장 특설 무대에서 진행된다. 쇼의 주인공은 바로 대왕거미 잭슨이다. 잭슨이 곤충들을 먹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는 유튜버들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전해지며,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쇼를 기획한 쟌과 거미와 곤충,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그들의 반응과 쇼를 촬영해 세계로 전하는 1인 방송인, 그들이 이렇게까지 환호하고 그 시간에 무대를 지켜보는데 분명한 이유가 있다.

쟌은, 대왕 거미 잭슨의 배를 부르게 하기 위하고 거미를 훈련시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일반적인 쇼를 넘어 사라져가는 동물과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상품화되어가고 멸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곤충들을 다시 그들의 자리로 돌려보내기 위해 생각해낸 서커스이며,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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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왕 거미 잭슨의 먹이로 사육통에 들어온 곤충은 사막을 지키는 전갈이다. 거미와 전갈의 등장은 무대를 지켜보는 이들과 방송을 통해 보는 모든 이들에게 긴장감과 상상력을 동반하게 이른다.

거미줄의 명수 대왕 거미 잭슨과 치명적인 독을 품고 사는 전갈의 만남은 손에 땀을 지게 하고, 그들만의 생존 방식으로 서로를 지켜보면서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기까지 끈질긴 탐색전을 벌인다. 누가 먹고 먹히느냐 보다 거미와 전갈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대치하는 상황이 제법 진지할 뿐 아니라, 결과를 짐작하면서도 반전을 기대하는 심리를 자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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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의 발상으로 시작된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보이고, 인간들의 이기심과 힘으로 시장의 색다른 음식으로 변해가는 그들들 제자리에 놓아주기 위한 간절함이 담겨져 있다.

거미줄에 걸려 다리 하나를 잃은 전갈은 끝까지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리에 독을 쏘아내고, 대왕 거미 잭슨은 힘을 잃어가는 전갈을 향해 다가간다. 이 광경을 본 소년은, 시장의 전갈뿐만 아니라 사육통 속 거미와 대치 중인 전갈도 사막으로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쟌은 전갈에게 다리 이식과 함께 사막으로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쇼부터 전갈을 사막으로 보내기까지 허무맹랑하게 볼 수도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그 마음이 쟌을 통해 표출되었으며, 전갈을 사막으로 보내달라는 소년의 그 간절함이 우리와 같을 것이라 생각된다. 생태계에서의 약육강식은 깨질 수 없는 기본틀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나름의 규칙이 있고 질서가 유지되어야 함을 이른다. 무분별한 살생과 갈취는 생태계 질서 파괴 뿐 아니라, 먹이사슬에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함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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