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 - 청소년을 위한 미술 속 경제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0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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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독서에 대한 편식이 좀 심한 편이다. 그리고 새로운 장르에 시도했다가 나름 성공했다는 신호가 오면 그 장르에서 실망하기 전까지 몇번이고 찾아보는 좀 심한 편식쟁이이다. 이런 나의 편식 때문에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나의 발길이 가지 않는곳이 딱 한 곳, 바로 '경제학' 분야이다. 금리를 따지고, 주가 상승이 어떻고, 코스닥 지수가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등 경제용어에 대해 문외한이다 보니 점점 멀어지게 되고, 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나의 이런 편식은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엄마가 관심이 없으니, 아이들 또한 경제 분야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현저히 낮다.

돈을 잘 벌고 못 벌고의 문제가 아닌, 경제 흐름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사회의 분위기가 나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집 두 소녀들에게 경제용어와 우리 생활과 경제학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알게 하기 위해 책을 찾던 중 자음과 모음에서 출간된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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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2~3회 전시회를 다니는 두 소녀에게 그림이 아주 많이 낯설지는 않으며, 명화 감상은 여러 책으로 해 왔기 때문에 그림 속에서 경제학을 끌어내는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이 경제학 입문의 두 소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책장을 펴치게 되었다.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 책인만큼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으며, 그림 또한 어디서 한 번쯤은 보았을 작품으로 선정되어 실려있다. 그림과 경제학을 연결하기 위한 억지스러움이 아닌 그림에 대한 설명과 그림 속에 감춰진 사실들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경제학 용어와 우리 생활에 관련된 경제학을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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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보고 글을 읽고, 사회 속 경제 흐름을 살피면서 '그림과 경제?' 하고 의아했던 나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우치게 되었다. 그림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의 일부이며, 시대를 반영하는 작가의 시선이며 투쟁이었음을 잊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였다.

얀 반에이크의 <조반니 아르톨피니와 그의 아내 초상>과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의 <프러포즈>의 두 그림을 통해 우리는 그림이 그려졌던 시대의 결혼문화와 화풍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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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원 선생님은 두 그림으로 '결혼'에 대한 편익과 비용에 대해 설명한다. 결혼을 통해 얻는 만족과 독신을 통해 얻는 만족의 편익을 따져보고 합리적인 인간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따로국밥이라고 생각한 나에게 '그림과 경제학'의 접목은 새로운 바람이며, 현직 교사이기에 청소년들의 눈높이와 그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고,어떻게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어모을지를 잘 알고 있구나, 하는 무언의 믿음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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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의 이후에 불어온 자본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독일의 가난 그리고 인플레이션. 서로 원인도 변화된 양상도 다르지만, 서민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을 가지고 사회복지와 소득재분배, 자본주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 자연스러워보이지만, 그렇게 연결하기 위해 작가 태지원 선생님은 얼마나 많은 그림과 사례를 검토했을까 싶다. 그림 한 점과 경제학 용어와 필요한 경제적 사례들을 청소년에게 풀어내기 위한 선생님의 노력이 느껴지는 책이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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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은, 단순히 경제학 입문서라고 단정짓지 못한다. 명작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충분한 과정과 청소년들이 한번쯤 들어봄직한 경제 용어와 경제 상식, 그리고 낯설지만 우리 생활에 녹아내린 경제학을 그림과 접목시켜 낸 새로운 발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은, 그림과 경제가 만나 개념을 설명하고 실례를 들어 사회로 눈을 돌리게 한다. 또한 단원마다 경제 개념을 정리해주며 선생님과 학생의 대화로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객관적 시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사회 현상에 대한 옳고 그름이 아닌 현상이 일어난 배경과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경제학 입문서로 매우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도케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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