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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공이야 ㅣ 상상놀이터 7
로이스 로리 지음, 미디 토마스 그림, 이어진.이금이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4월
평점 :
한 편의 동화를 읽고 난 후, '재미있다'라고 책을 덮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작가의 기발한 발상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확실한 의미가 드러났을 때 '왜?'라는 궁금증이 일어난다. 동화를 쓰기 시작한 동기가 있지 않았을까? 아님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배경에 어떤 이야기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되기도 한다.

둘째 소녀가 읽고 엄마도 읽어 보라고 식탁 위에 올려 놓은 책 한 권을 집어 들고는 채 몇장을 읽지도 않았는데, 나의 궁금증은 시작되었다. 주말 아침에 만난 『내가 주인공이야』 의 "구니 버드"가 어떻게 독자를 만나게 되었을까?그녀의 이야기는 대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나의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갔다.
차이나에서 워터 타워로 이사온 구니 버드의 등장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구니 버드의 자유롭고 다채로운 의상을 보는 순간, 수지 모건스턴의 '소피'가 절로 떠오르면서 구니 버드가 앞으로 어떤 패션을 보여줄 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구니 버드의 전학은 워터 타워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새로운 변화를 일어날 것을 예견하듯, 구니 버드의 등장은 평범하지 않다. 너무나 색다른 옷차림과 당당하고도 여유있는 구니 버드. 전학 첫날의 어색함과 친구들의 관심어린 눈빛에 대한 부담스러움과 낯선 환경에서의 긴장감, 구니 버드에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선생님은 이야기를 몰고 다니는 구니 버드에게 이야기할 기회를 준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구니 버드의 이야기를 원하기에 가능하다. 또한 선생님의 학생의 기분과 의사 전달에 대한 자유가 무척 멋지게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선생님은 구니 버드에게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주며, 그 시간만큼은 구니 버드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고, 아이들과 함께 들으며 이야기를 즐긴다.
구니 버드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친구들에게 시작하는 이야기의 소재 또는 핵심어가 무엇인지를 미리 언급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절대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차근차근 말을 한다. 솔직하게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구니 버드.

구니 버드는 당당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선생님과 친구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다. 그리고 친구들도 앞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나의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주제를 정하고, 그 속에 첨가할 소재로는 무엇을 사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나의 이야기 속에는 내가 있고,나의 시간과 생활이 모두 드러난다.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자신감, 그것이 바로 구니 버드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나를 사랑하고, 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