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냐의 유령 에프 그래픽 컬렉션
베라 브로스골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 『아냐의 유령』 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아냐'라는다소 어색하고 생소한 이름과 '유령'이란 신비로움과 짜릿함에 선듯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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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고등학생으로 외모에 신경쓰고, 이성친구에 눈을 뜨는 그 나이만큼 성장하고 있는 소녀이다.

 

검정색으로 강하게 표현한 『아냐의 유령』 은 외모와 다름으로 인한 왕따, 이성에 대한 관심과 질투, 오해와 불신 그리고 시험이란 주제를 모두 다루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이민 온 아냐와 디마가 기름과 물처럼 미국의 학교에 적응하는데 힘겨워하는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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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와 유령이 만나는 장소는, 아냐가 숲속에서 길을 헤매던 중 빠진 함정 속이다. 마치 작년에 본 영화 '코코'의 한 장면과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아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함정에서 구해지고, 유령은 다시 혼자가 된다. 함정에서 나가게 된 아냐와 함정에 남아야 하는 유령의 표정이 매우 상반되면서도 무표정한 유령의 모습에서 무언가 공허함이 풍겨오는 것이 살짝 섬뜩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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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과감하게 선택한다. 함정에서 나갈 수 있는 수단으로 아냐를 선택한 것이다. 아냐의 가방 속에 새끼 손가락 뼈를 넣어두는 것으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유령의 존재는, 아냐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온다. 시험성적이 좋아지는가 하면 항상 바라보기만 했던 이성친구가 간다는 파티에도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아냐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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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는 유령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감을 느낀다. 유령의 존재가 되어야만 했던 그녀의 억울함과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아냐는 도서관을 뛰어간다. 아냐는 도서관에서 무엇을 알아냈을까? 유령이 유령으로 남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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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는 유령의 존재가 이제는 무서움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가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조급해져온다. 또한 유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사춘기 무렵, 우리는 많은 유혹 속에서 자칫 자신을 놓아버리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실수라는 이름 아래 빠져들기도 하며,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소외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유령이 내민 달콤함에 빠져있던 아냐가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친구였다. 그리고 자신을 잃어가고 있음을 인지하는순간,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용기. 그것이 아냐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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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의 유령』 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주제들을 모두 다루고 있지만, 문화와 환경이 달라서라고 단정짓기엔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현실에서의 청소년은 이보다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생각할지라도 책을 통해서만은 안정적이고 이성적이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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