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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카 소짜니의 패션 커뮤니케이션 - 에디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윤혜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패션에 대해 잘
모른다. 옷을 즐겨 사입지도 않을 뿐더러, 악세사리를 다양하게 구비하지도 않고, 잘 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리에 어울리는 그냥 단정한 옷차림을
즐겨하기 때문에 때로는 난감할 때도 있다. 그런 내가 읽은 『프랑카 소짜니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옷 잘 입는 법이나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조언하는 책, 절대 아니다. 제목 그대로 패션에 대한, 패션이란 이름으로 불리기까지 그 뒤에서 작업하는 많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딱
맞을 것이다.
패션에 관심도 없는 내가
왜?
궁금했다. 나는 가끔
미디어를 통해 패션쇼 장면을 볼 때 와우~ 하는 느낌을 잘 못 받는다. 저게 옷이라고? 무슨 의미를 담고 있기에 쇼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빛이 날까? 나만 모르는 무언가를 그들은 알고 있는 걸까? 내심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꼭 한 번 알고 싶었다.
패션도 책도 모두
소비자의 관심에서 시작된 것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소비자가 경험하고 있는 시간들은 어떤 것인지를 의상이든 악세사리든, 책이든,
그 무엇인가에 의미를 담았을 때, 그것이 바로 패션이 되고, 스테디셀러로 우리 곁에 오래도록 머물게 되는 것이다.
에디터는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삶의 곳곳에는 변화를 꾀하기 위한 무한한 것들이 미래의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변화의 징조를 직감하고 캐치하는
순발력과 대담한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일시적이며 시대 트렌드에 따라 변화합니다. 그래서 결과와 평가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에디터는 늘 새로움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일에 하나
에디터가 극단적 트집 잡기와 같은 헐뜯기의 소재를 찾아 기획을 한다면 이는 자신으로부터의 낙망과 독자를 지루하게 한다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는 내 안의 아름다움이 병들거나 정서가 메말랐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프랑카 소짜니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은 패션 매거진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안내해주며, 매거진이 만들어지기까지 힘을 기울인 많은 이들의 직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려주고 있다. 패션 매거진의 에디터부터 스타일리스트, 세트 디자이너, 무대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
매우 다양한 직업들이 총동원되어 완성된다는 것이 놀랍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기존의 것과 좀 더 다른 것이 아닌, 그들만의 또는 그만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음에 감탄하였다.
패션 사진은 단순히
패션 트렌드를 사진에 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패션의 네러티브를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복식을 착용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가치관, 사회적
지위와 계층들을 연구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각각의 매거진이 추구하는 콘셉트가 될 수도 있고 에디터가 기획한 테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작가는 이것을 사진의 도상학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삶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그대로 포용하고 있습니다. 관찰자의 마음의 문을 열어
감상의 산책로를 만들어줍니다. 바로 이런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예술작품이라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프랑카 소짜니의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좀 더 주의깊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을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변화되어가는
시간만큼이나 다양하게 선보이는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보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찾아내는 재미를 한번쯤 느껴보고 싶어졌다. 많은 이들의 고민과
고통 그리고 기발한 생각들이 탄생시킨 작품들을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