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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블레이크의 모험 - 유령선의 미스터리 ㅣ Wow 그래픽노블
필립 풀먼 지음, 프레드 포드햄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두 소녀의 어깨 너머로 읽기 시작한 '그래픽 노블'의 매력에 내가 빠져들고 있는 요즘이다. 만화책은
읽지도 못하는 내가 그래픽 노블에 흠뻑 빠지는이유는 뭘까? 하고 곰곰 생각해 보니, 탄탄한 스토리와 만화컷이 정돈되어 그리 눈을 혼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안개와 함께 등장하는
배 한 척. 그리고 그 배와 함께 등장하는 소년 하나. 소년과 눈이 마주치면 한 달만에 죽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배와 소년에 대한 두려움이
뱃사람들을 휘감는다. 그러나 그 누구도 소년의 눈을 볼 수 없다. 안개가 진해지는 순간, 배는 자취를 감추고 어디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무언가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붉은 색 윗옷을 입은 소년의 존재를 믿고 그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대니얼과 그녀가 가진 귀한 증거를 빼앗으려고
하는 슈워츠. 그들이 하나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유령선 메리 앨리스엔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메리 앨리스의 소년,
존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오가며 자신의 기억과 과거의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그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세레나,
그녀는 세계일주를 꿈꾸는 아빠와 여행길에서 바다로 떨어져 존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게 되고, 존의 배에서 눈을 뜬다. 배에서 그녀는 현재가 아닌
과거 1920년에 머물러 있다는, 믿기지 못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현실 속에서 한 공간인
메리 앨리스에서는 1920년이라는 설정, 가히 지나치다 여길 수 있지만, 작가 필립 풀먼은 단순한 상상과 재미에 치중하지
않았다.
일급비밀 무기
프로그램에 참여중이었던 존의 아빠는 무기 실험을 수행하기 위한 자리에 존과 동행을 한다. 기대 속에 이루어진 실험은 실패하고, 실패는 존을
바다로 떨어지게 하고, 메리 앨리스는 존을 구해낸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메리 앨리스를 휘감는 순간, 메리 앨리스의 시간 여행은 시작되고,
존의 존재는 특별하다는 것이 밝혀진다.

『존 블레이크의 모험』
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면서 현실에서의 욕심과 부패된 사회의 이면까지 그려진다. 단순한 호기심은 연구대상이 되고, 욕심은
납치와 죽음으로 이어지는침울한 상황까지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과거의 현재, 유령선이 가지고 있는 비밀스러운 열쇠가 언제쯤이면 밝혀질까 내내
숨조리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세레나와의 이별과 현실과 맞닥뜨린 소년, 유령선이 가지고 있었던 비밀과 비밀을밝혀낼 시계와
다이어그램. 그들이 서로 어떻게 구조를 이루어 과거의 시간을 누리게 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비밀 속에 함께 했던 그
시간만큼은 흥미롭고 스릴넘치게 숨가빴다.
한 공간 속에서 과거와
현실이 공존한다는 새로운 발상은, 독자에게 싱그러운 상상의 순간과 마주하게 해 준다. 또 풀리지 않는 유령선의 미스테리는 또 다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여운을 남겨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