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 아이들의 인성과 지혜의 폭 넓히기
조희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0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맘에 콕 들어와 한번쯤 써보고 싶은 문장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그것은 그 순간의
감정이나 글귀가 울림을 주었다는이유가 있지만, 필사라는 작업은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한문장 한단어를 옮겨적으면서 작가의 마음과 내 마음이 글씨 속에 그대로 담아내는 그 작업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유,
이것이 아마 필사를 하고, 문장쓰기를 하는 많은 이들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국민학교 시절,
특별활동시간에 펜글씨로 조심스럽게 썼던 맹자의 이야기를 둘째 소녀를 위해 선택한 책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움과 그 시절 어떤 마음으로
옮겨적었을까 생각해 본다. 답은 아무 의미없이, 선생님께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기 위해 글씨체에 온 힘을 기울일 뿐, 내가 쓰는 문장이
무엇인지에는 그만큼 신경을 쓰지 않았던 기억이다.
초등학생에게 맹자의
말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너무 옛날 사람이고, 모든 문장을 줄여서 3~4글자로 줄여서 말하는 요즘, 인간의 됨됨이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글들을 얼마나 가슴에 전해져 남겨질지 궁금해진다.

우리에게 맹자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을 가장 먼저 연상되게 만든다. 우리가 교육에 너무 많은 부분을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맹자의 말씀을 담은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은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지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도 중간에 읽기를 멈춘다해도 어떠한 부담이 없이 다음을 이어 읽을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말하게 된 배경은 다르고, 다른 듯 하면서도 인간됨됨이를 지켜나가며 스스로를 배움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임은 자연스럽다.

십대의 두 소녀에게
방학동안 명작 한 작품과 좋은 글귀 필사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를 읽기 시작하면서 필사할 좋은 글귀를 찾는 노력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됨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는 내 손 끝이 춤을 춘다.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는 맹자의 말씀을 읽고 한 번 쓰고, 다시 읽고 의미를 깨닫고 또 한 번
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였다. 칸이 너무 좁아서 초등학생이 그 칸 속에 글씨를 넣을 수 있을까 조금 불안한 마음을 갖게도 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를 읽으면서 가장 와닿은 말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작은 습관까지도 스스로 돌아보며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고, 그것이 왜 그런지를 명확하게 알았을 때 우리는
도덕적인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거짓없이 당당한지, 부끄러움으로 물들어가는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학문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잘 짜여지고 있는날실을 끊어버리는것과 같다는 맹자 어머님의 표현은 참
많은 의미를 준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배움이 넘쳐난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배움을 선택하는 경우보다는 필요에 의해 배움이 선택되어지기
때문에 활용되기는 하나, 스스로를 변하게 만들기는 힘들지 않나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을 위한
맹자』 에는 맹자의 말씀을 읽고 갖게 된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을 소주제가 끝나는 곳마다 실어두었다. 말씀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나 자신의 생각,
앞으로의 계획들을 적어놓는다면 아이들에게도 함께 읽는 부모에게도 오래도록 남는 발자취로 남겨질 것이라고 본다.
초등학생과 함께 읽기에
부담되지 않을까 싶었던 맹자 이야기, 쉽고 간결하게 제시한 말씀과 중심 문장으로 이해를 도와주기에 충분하다. 우리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찬찬히 생각해보는 무척 유익한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