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1 - 영원한 심장의 비밀을 찾아서
피터 번즐 지음, 장선하 옮김 / 블루스타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책을 구성하는 소재도 달라진다. 새로운 발상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책을 만날 때면,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해 냈을까?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봐.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12월이 시작되면서, 잠깐 쉬어가기 하기 위해 손에 들게 된 책이 바로 딱!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이 묘사한 필력을 만나면서 기쁘기 그지없다.

판타지 그리고 우리 미래의 모습을 앞당겨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영국의 작가 피터 번즐님의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이 바로 그 책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야기로, 인간과 기계가 함께 살아가는, 미래의 우리 모습일 수도 있는 배경을 바탕으로 두고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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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주변을 뛰어가는 태엽을 감은 여우와 소년 소녀 그리고 액자속 사진과 열쇠. 표지의 그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낯설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표지의 그림이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 쉽고 빠르게 수용할 수 있으며, 그들의 바쁜 걸음 속에 담겨진 다급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릴리는 엄마의 죽음과 아빠와의 이별, 사고로 인한 상처를 이겨내며 주어진 환경에서 꿋꿋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소녀이다. 그녀의 아버지 존은 최고급 기계인간과 미캐니멀을 연구하고 만들어내는 연구자로 명성이 자자하며,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사는 인물이다. 그러나 존은 동료이자 경쟁자인 친구 실버피시교수에게서 자신과는 다른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 순간부터 그 둘의 관계는 뺏는 자와 지키려는 자로 입장이 나뉘고, 서로를 향한 믿음이 깨어지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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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기숙사학교에서 아빠가 데리러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릴리의 기대와는 달리 아빠 존은 행방불명되고, 가정부가 보호자가 되어 학교에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기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우연히 만난 거울눈을 한 사내와 가정부와의 대화에서 의구심이 생기고, 가정부의 행동을 눈여겨 보게 된다. 그것이 릴리에게 닥친 불행의 시작임을 릴리는 눈치챘을까?

이른 새벽, 총소리에 눈을 뜬 로버트는 사내들로부터 쫓기고 있는 여우 한 마리를 숨겨둔다. 여우가 가진 편지를 보고, 로버트는 릴리의 존재를 알게 되며, 다친 여우 대신 릴리를 찾으러 길을 떠나게 된다. 릴리와 여우 멀킨 그리고 로버트 그들의 운명은 이렇게 첫 단추를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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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 연구하고 성공한 '영구 자동 기계'만 있으면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실버피시 교수는, 자기에게 줄 것을 약속받지만, 존은 그의 마음에 가득찬 욕망을 보았기에 그와의 약속을 과감히 깨기에 이른다. 존은 가족을 모두 고통을 휩쓸리게 만든 것 또한 실버피시교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쫓고 쫓기는 자들의 추격전, 가진 자와 갖고자 하는 자, 모두를 위한 연구와 나만의 행복을 위한 욕심이 서로 대립하면서 서로 궁지를 몰리게 된다. 급해진 실버피시교수는, 존의 소중한 가족부터 빼앗기 시작하면서 존의 숨통을 조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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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기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기계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것을 염려해서 일까, 아님 기계의 뛰어남에 의지하려는 나약한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자 함이었을까.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1』 은 인간과 기계와 서로를 위해 공존하고 사는 평화로움과 기계의 힘을 빌어 자신의 삶을 영원히라는 시간 속에 가두고 싶은 욕망이 서로 부딪히면서 생겨나는 이야기를 판타지와 스릴. 모험이라는 여러 요소와 결합하여 독자를 매료시킨다. 태엽을 감아 미캐니멀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인간에게 '영구 자동 기계'인  톱니바퀴 심장을 넣어 생명을 연장해가는 모습들이 마치 언젠가는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열게 만든다.

'영원한 심장의 비밀을 찾아서'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1』 에서 릴리와 존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 릴리와 로버트의 성장과 믿음, 자신의 우상을 지켜내려는 애나의 당당함이 어우러져 판타지의 세계에 따스한 바람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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