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8
모리야마 미야코 지음, 타카하시 카즈에 그림, 박영아 옮김 / 북극곰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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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예쁜 걸 참 좋아하는 참 예쁜 소녀가 한 명 있어요.
등하교길에 만난 잎사귀를 보고, 떨어진 나무의 열매의 씨를 보고, 계절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망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요. 핸드폰에 고이고이 저장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방 벗는 것도 잊은 채 보여주지요.

"이 꽃은 몇동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찍은 거고, 이 꽃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하마터면 내가 밟을 뻔 했다니까."

엄마의 입에서 "정말 예쁘다. 이걸 어떻게 발견했대. 엄마도 오늘 그 길을 걸었는데, 그 때 못 봤는데." 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 얼굴엔 화사한 미소가 번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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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너무나 고요하고 따스한 아주 평온한 그림책 한 권을 만나면서 우리 집의 소녀가 떠오르면서 미소가 지어졌어요.

우리 곁에 머무는가 싶다가도 스쳐지나가는, 잊은 듯 하면서도 우리의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차분히 스며드는 감정을 살짝 건들어주는 이야기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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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에는 5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 좋은 냄새
· 완두콩 한 알
· 누군가의 가방
· 하늘색 물색
· 발소리
어떤 미사어구도 없이 담담하게 써 내린 이야기의 제목에서 우리는 너무나 익숙함을 느끼지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 책장을 넘기는 나의 손길을 조심스럽게 만들어 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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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서 좋은 냄새가 나요. 킁킁거려보지만, 꽃냄새도 풀냄새도 아니에요. 친구가 먹은 감자수프가 옷에 떨어진 거였대요. 서로 냄새를 맡아보면서 "맛있었어?"하고 묻지요. "나는 감자 수프 좋아해" "나는 양파 수프 좋아하는데."하고 말하지요. 꽃냄새가 아니어도 풀냄새가 아니면 어때요. 친구 가 좋아하는 음식의 냄새였고, 친구가 맛있게 먹었음 그걸로 충분한거죠. 서로 좋아하는 수프 취향도 알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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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아주머니가 없어진 완두콩 한 알을 찾아요. 어디로 갔을까요? 그 콩알이 아주 귀한 걸요. 꼬마 쥐의 구구단을 도와주는 아주 귀한 콩 알 하나인걸요. 곰 아주머니가 꼬마 쥐를 지켜보며 기다려주는 마음과 미소 그리고 여유로움을 만나면서 기다림이 최고의 사랑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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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마음이 담겨 있는 "하늘색 물색"
비오는 날,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색 우산을 보고, 누굴까 궁금해져요. 친구들의 우산색을 떠올리다 하늘색 주인이 전학온 토끼의 우산이라는 걸 알게 되지요. 수줍은 많은 토끼에게 먼저 다가서는 용기는 "하늘색 물색"이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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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처럼 밝고 옅은 하늘색,  맑고 깨끗한 파란 물색 우산을 가진 토끼와 용기를 낸 여우의 이야기는 피식피식 웃음을 만들어내요. 나란히 걷는 두 친구의 모습이 참 따스하네요. 맑게 개인 푸른 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물색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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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이에요. 동물 친구들의 일상이 우리에게 잔잔하게 내려와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네요. 참 별거 아닌 일인데, 하고 넘길 수 있는 작고 단조로운 일상 속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따스함을 느끼고 고마움을 느끼지요. 아마 우리들 마음이 따스함을 그리워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들에 핀 꽃 한송이,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홀씨 하나, 친구가 내민 쿠키 한 조각이 예뻐보이고 감사하게 다가오듯 우리의 마음엔 그림책 한 권으로 따스함이 내려앉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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