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네버랜드 클래식 29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영선 옮김, 노먼 프라이스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고전과 세계 명작 읽기를 좋아한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와 시간 속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읽으면서

한번쯤 상상해보기도 하고, 내가 경험하지 않음에 다행스럽기도 하고, 꼭 한 번 경험해봤으면 하는

색다른 환상에 젖어보게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기에 우리 아이들도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긴 하지만,

작품이 쓰여진 시대의 배경과 글을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볼 눈을 갖기 전 성급히 읽는 것은 온전한 독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내내 뒤로 미뤄두었다.

 

첫째 소녀가 5학년이 되어 엄마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면서 명작을 한 권 슬쩍 밀었다.

처음엔 책의 두께에 살짝 긴장하는 듯 하더니 서서히 빠져들어서는

다음엔 무슨 책을 읽으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첫째 소녀에게 명작의 재미를 안겨준 책이 바로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 중 한 권이었다.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번역된 명작의 깊이를 더해 준 클래식 시리즈,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을 책임을 단언하는 바이다. 

 

오늘 내가 우리 두 아이와 읽은 책은 네버랜드 클래식 29. 보물섬이다.

나는  '보물섬'을 떠올리면 외다리 뱃사람 실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피터팬의 후크 선장과 교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한 템포 쉬어 가면서 외다리 뱃사람 실버가 누구인지 기억을 되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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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이야기로

그의 상상력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의 변화를 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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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손에 넣은 보물지도 한장

그리고 보물을 향한 마음이 모아져

서로의 진실된 마음은 가린 채 지도를 따라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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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가난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짐은,

여인숙에 묵게 된 외다리 뱃사람 실버를 투숙객으로 맞으면서 

나른했던 일상에 새로운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악당들과 함께 섬에 오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마당에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빽빽한 나무들에 몸을 숨기면서

최대한 그들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56쪽

​짐은, 나약한 존재이다.

힘없는 자답게 실버의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 맡겨진 일을 처리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졌다.

그 동안의 짐은 삶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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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이 묻힌 섬, 보물섬

그곳에만 가면 그들에게는 새로운 삶이 펼쳐질 거라 강하게 믿는다.

짐을 중심으로 모인 리브시 선생, 지주 트렐로니씨, 스몰렛 선장, 실버 선장이 보물섬으로 향하면서

그들의 모험은 시작되었다.

난 그렇게 바보가 아니에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고요.

하지만 최악의 사태가 닥친다 해도 난 상관없어요.

나는 당신하고 만난 뒤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어쨌든 한두 가지는 꼭 말하고 싶어요.

[중략]

딱 한마디만 더 하지요.

만일 나를 살려 준다면, 지난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이 해적질로 법정에 서게 될 때 여러분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어요.

이제 선택은 여러분이 하세요.

아무 대가도 없이 사람 하나 더 죽이고 싶은 그렇게 하세요.

 아니면, 나를 살려줘서 교수대에서 당신들을 구할 증인을 하나 만들어 두던가요.     310~311쪽

짐은, 두려움이 많은 소년이지만 그 두려움을 없앨 만큼 호기심이 많은 인물이다.

어리숙하고 융통성이 없는 소년이었지만,

모험을 하는 동안, 소년은 자신의 몸 하나쯤은 보호할 수 있는 청년으로 자라났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은 우연히 손에 넣은 보물지도를 가지고 보물섬을 찾아가는

모험이야기에 해적이야기가 곁들어진 스릴과 흥미진진함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소개되고 유명하지만,

난 짐의 홀로서기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나약했던 짐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순간 순간을 모면하는 모습에서 아슬아슬함을 느끼며

그의 대사 하나하나에서 생각이 자리잡고상황이 변화되는 것을 인지하면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키워져나갈 때 안도의 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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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은 우리들의 영원한 악당이 아닐까 싶다.

바다를 누비고 약탈을 일삼으며, 뱃사람들을 위협하며 악랄한 악당 해적.

그렇지만, 그들이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선의 무리에게 당하기만 하는

나약하고도 당하는 입장으로 나온다. 그러기에 우리 또한 해적은 무섭다는 존재보다

우리에게 재미를 더해주는 윤활유같은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명작은 어느 시대에 읽어도 통하는 재주를 가졌다.

그렇지만 글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과 그 나라의 환경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명작의 깊이는 재미로 읽을 때보다 더해진다.

명작 한 편을 온전하게 읽었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과 악을 비롯하여, 타인을 향해 내미는 손의 용기와 마음가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현명한 판단력들을 배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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