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주인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85
다카시나 마사노부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고향옥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제목에 끌려 책에 대한 정보를 찾기도 전에 선택을 서둘러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과 표지에서 받은 느낌과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면 작은 혼란과 책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 무엇인지 잠시 잊게 된다.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우주인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 내리라 지레짐작했던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안녕, 우주인』지난주에 읽고 내내 마음에 남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만든 동화이다.  

 

요코와 만주네 반에 새로 전학온 류토.

알파별 제3 행성에서 전학온 류토는 ​지구인들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관심에서 벗어나게 된다. 
 

 

 

 

 

요코와 만주는, 알파별에서 전학왔다는 류토를 그대로 받아들여주며 그의 곁에 머물러준다. 알파별이 어디쯤 있을까? 우리 지구까지 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류토의 말을 받아들여주는 요코와 만주, 정말 류토의 말을 모두 믿는 것일까?

아님 믿어주는 척 하면서 류토가 스스로 지구인으로 남길 바라는 것일까?


현장학습날,

류토는 요코와 만주가 건넨 주먹밥과 크로켓을 든 채 눈물을 흘린다.

엄마만이 만들어줄 수 있는 그 맛을 느껴버린 류토.

그렇다.

류토는 부모의 무책임으로 보육원으로 보내졌다가 다시 조부모의 품으로 돌아온 사랑이 너무나 고픈 아이이다. 아이들과 자신을 다르다고 믿은 류토는 지구인의 자리를 내어주고 스스로를 지구 밖 알파별 제3 행성으로 보내게 된 것이다.


 

요코와 만주의 글쓰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알파별 제3행성과 류토의 이야기까지.

그 동안 접했던 동화와는 다른 전개로 당황스러움으로 읽기 시작한 이야기 『안녕, 우주인』은 낯선 나의 감정을 한 순간 '툭'하고 건들어주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는 상상? 실제?를 고민하던 나에게 지구 밖에서 전학온 류토와의 만남은 너무나 낯설었다. 지구인과 자신을 별개로 여긴 류토의 행동은 나에게만 어색한 것이 아닌, 반친구들의 관심까지 꺼버리게 하는, 류토 자신만의 방어기제였던 것이다.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류토, 류토는 평범한 지구인으로 부모의 품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사랑도 보살핌도 궁핍하다. 자신의 환경이 다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류토는 스스로 우주인의 옷을 입고, 자신이 받을 상처를 미리 막으려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류토.

류토의 아픔이 담담한 문체로 전달되어 더 오랫동안 가슴을 울렸나보다.

 

류토의 상처는 어른들의 무책임이 만들어주었다.

무책임을 선택한 지구의 많은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신에게 지워진 책임을 다했을 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