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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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도 천에 둘러싸인다. 책을 읽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옷을 입고 있으며 이불들도 직물, 펠트 같은 천으로 만든 제품들이다. 직물은 항상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었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비단, 양모, 면등의 원료들은 인류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켰다. 비단이나 레이스처럼 사람들의 지위를 표시하며 계층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한 옷감이나 가격이 비싼 실크를 대신해 인조실크, 모조 실크라도 불리우며 실크의 자신을 대신해온 레이온도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리넨이 가진 의미는 강력했고 마술적인 의미가 부여된 리넨이 있었기에 미라는 신성한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양잠 기술을 발전시켰고 비단은 비싼 값으로 팔렸다. 레이스는 화려하고 장식적인 직물의 대표로 인간을 따뜻하게 해주지도 않지만 17세기 유럽에서는 레이스를 통해 겉치레를 하려는 욕구에 사로 잡혀있었다. 우주복은 신축성이 없고 쉽게 부풀어오르며 결코 예쁘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주에 가기위한 인간의 열망과 더불어 우주복도 함께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책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고 있는 직물에 대해 소개하고 이러한 직물들이 어떻게 세계와 역사를 바꾸어 왔는지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우리들이 날마다 접하게 되는 천에 대해 예전만큼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우리는 옷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를 전달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한 실의 역사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흥미롭고 새롭다. 인간과 함께 움직여온 실과 직물의 역사 여행은 깨닫지 못했던 실의 강력한 힘과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한다. 지금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실, 거미줄로 옷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야기들은 또 다른 역사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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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엄마의 언어 자극 - 부모가 꼭 알아야 할 0~6세 연령별 아기 발달 정보와 언어 자극법
장재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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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매일 이루어지는 부모와의 자극들 속에서 커가고 있다. 아이의 변화는 눈에 띄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아이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언어에 대한 자극들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듯 보여도 아이들은 그 자극들을 기반으로 오늘도 자란다. 언어, 인지, 감정들에 있어서 다양하고 풍부한 발달을 하고 있는 중이다.

부모의 관심과 자극은 아이의 발달에 토대를 만들어준다. 아이 발달 상태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고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자극을 주어야 한다. 아이의 발달 수준보다 앞서나가는 언어 자극을 주려면 앞으로의 발달 상태와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다.

언어 치료사인 저자는 0~6세 아기 발달에 대한 과정들과 각 단계에 필요한 부모의 언어 자극법들에 대해 이 책에 담았다. 44개월의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36~49개월의 아이 발달 과정들을 꼼꼼히 읽었다. 스스로 하겠다는 일들이 많아지고 엄마의 눈에는 부족하기만 한 모습에 자꾸 도움을 주려 했던 것도 여러 번이다. 고집이 세지고 자기주장도 강해지는 아이를 보며 했던 걱정들도 이 시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만 0세부터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이라면 단계별로 아이의 인지발달 과정을 확인하고 적절한 언어자극을 주기 위해 도움이 되어줄 책이다. 아이에 따라 조금씩 다를수 는 있지만 일반적인 언어 단계에 맞춰 주어지는 언어자극들은 아이의 성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엄마로서의 삶은 배움의 과정들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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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의 완벽한 고백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 1
이정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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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함께할 친구가 있다면, 모험할 준비는 이미 끝난 게 아닐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마저도 흥미진진한 모험 같을 테니까.'(p222)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의 브라운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세심하다. 친구들이 고민을 말하기도 전에 표정과 행동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고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남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친구들의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브라운 곁에는 애교쟁이 초코와 엉뚱하지만 귀여운 샐리, 솔직하고 감수성 풍부한 여자친구 토니가 함께 한다. 언제 어디서든 친구들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브라운의 달콤한 이야기들이 마음 따뜻하게 한다.

자주 보는 라인프렌즈 친구들이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색다른 기분을 느껴가며 읽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덩치 큰 브라운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집에 있는 TV를 또 사고 샐리와 함께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연습하고 있을 줄이야. 입술 꾹 다문 변함없는 표정의 브라운을 보고 있으면 앞으로 달라지긴 할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브라운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그가 가진 따뜻한 진심 때문이다.

'브라운앤프렌즈 스토리북'은 다섯 권으로 출간되었다. 처음 읽은 이 책에서 통통 튀는 매력의 캐릭터들을 만나고 보니 다음 책들도 궁금해진다.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딱이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욕심나겠다 싶은 취향 저격의 책이다.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들이 현실의 고민을 가볍게 털어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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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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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내게 찾아온 그 운명 같은 만남들 덕분에 나를 억지로 잡아끌어 사람들 속에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세상엔 얼마든지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가리키는 방향이 아닌 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는 것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p19)

-"세상의 모든 쓸모는 결국 오래된 삶의 습관에서 나온다"는 말이, 내게 반짝이는 가르침이 되었다.(p134)

-내 노력 밖의 일에 너무 애쓰지 않고, 웬만해선 나를 잃지 않으며, 그렇다고 내 안으로만 파고드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마음을 쓸 줄도 알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저 나이를 먹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고, 수많은 오늘에서 하나씩 버리고 하나씩 깨달으며 내 자신을,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p235)

우연히 낡고 오래된 집을 운명처럼 만났고 그 집을 고쳐 짓게 되면서 삶이 달라졌다. 기대에 부풀어 고쳐가기 시작했던 집은 생각만큼 편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불편한 집을 하나씩 차근차근 고치기 시작했다. 욕심부렸던 것들을 비워내고 적당히 홀가분한 마음과 만족스러운 마음을 품게 되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도저히 버릴 수 없었을 것 같던 사진과 책들을 정리하며 과거의 짐을 내려놓는 일도 결국은 지금의 나를 긍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작가가 집을 고쳐가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온전한 나를 만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집을 청소한다고 해도 나를 찾거나 바라보는 기회는 거의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적당히 먼지를 털어내고 습관처럼 같은 자리에 물건을 정리해두는 게 대부분이었다. 저자가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고 많은 짐들 때문에 집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비움과 집을 수리해 나가는 시간들은 지금의 나 다운 삶을 찾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몇 번의 이사를 경험하며 느낀 건 이사를 통해 짐이 정리된다기 보다 집의 크기에 맞게 늘어나는 짐들이었다. 어느새 집에 가득 차있는 짐들을 보며 한숨을 쉬게 되는 일이 더 많아졌다. 알맞게만 있으면 된다.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알맞음의 기준이지 않을까. 물건이든, 공간이든, 관계든, 일이든, 전부 말이다.(p101)

알맞은 삶을 추구해가는 건 늘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균형 있는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또렷해진다. 내 마음과 내 삶의 무게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위안을 얻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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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 아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토머스 린치 외 지음, 김소정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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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나로서 원하지도 않았고, 나를 위해 어떠한 일도 해준 적이 없는 이 기관이, 이 죽어있는 묵직하고 쓸모없는 소용돌이 같은 기관이, 내 인생에 끔찍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그 기관이 맞다면 그 터무니없음과 이유 없음, 부당함과 심술궂음은 이 우주가 그토록 많은 시간 동안 하고 있는 일들과 너무나도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맹장.p57)

 

-어떤 특정한 냄새들은 단순히 동물적인 침범이 아니다. 그 냄새들은 시간 여행이며 기쁨이고, 고향이자 비통함이다.(코. p149)

이 책은 열다섯 명의 작가들이 피부, 폐, 맹장, 귀, 피, 담낭, 간, 창자, 콩팥, 갑상샘 등과 같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각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그에 관련된 경험들은 그동안 면밀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 낯설지만 새롭다. 우리가 몸을 구성하는 장기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 평소와 다른 느낌의 아픔을 경험할 때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기관들을 하나씩 여행해 가며 몸 안에 숨겨있던 부분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젊은 나이였을 때는 몸에 대해 자신했고 그래서 더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건강검진을 받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속 기관 혹은 눈, 코, 피부와 같은 부분들은 더 민감하고 예민해졌다. 그다지 심각하지 않던 비염이 점점 심해져 약을 먹어야 괜찮아지는 상황들이 반복될수록 몸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후각을 통해 맛을 떠오르게 한다거나 숨을 쉬게 하는 단순한 행동들도 코의 역할이다. 코는 사랑하는 아이의 냄새와 사랑하는 사람의 향기, 음식을 먹는 즐거움 등을 알려준다. 이 책은 이렇듯 무관심하던 것들에 대해 자각하게 한다.

그동안 접해보지 않은 주제에 대한 에세이여서 거리감을 두고 지켜보았고 읽어가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세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해나가는 몸에 대한 이야기들의 매력은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인간의 몸에 대해 생각하고 고찰해 나가는 기록들은 즐거움 그 이상이다.

평소 접하지 않던 주제나 분야에 대해 알아간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다. <살갗 아래> 역시 신선함과 새로움의 감각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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