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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특별한 우울 -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의 치료 일기
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우울해지면 과거를 곱씹지만 잘 살고 있으면 과거 생각에 그리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의 기분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꼭 파고들 필요는 없다. 자신이 우울증에 취약하다고 해서 약하거나 열등한 인간은 결코 아니라는 걸 아는 게 더 중요하다. 때로 잊기 쉬운 사실이지만, 잊지 않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p31)
-불안이 무언가가 일어나리라는 두려움의 징후라면, 우울증은 두려움이 현실이 될 때 나타난다.(p92)
-현재의 삶을 다시 살아가기 위해 먼저 과거의 문제를 대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려면 과거 언젠가 중요한 결정을 내렸던 시점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수도 있다. 인생을 다시 사는 건 불가능하지만, 과거로부터 깨달음을 얻는다면 미래에 대해 더 만족스럽고 정직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p115)
정신과 의사인 린다 개스크는 어린 시절부터 불안과 우울을 겪어 왔다. 의사가 된 이후에도 환자로서 치료실을 찾았고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들과 마주했다. 《당신의 특별한 우울》은 의사로서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의 다양한 형태들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이 경험했던 우울증에 대해 이해하고 대처해나가는 힘을 키워 나가는 이야기이다.
살다 보면 때때로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하고 삶에 대해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느끼지 못하는 순간들과 마주하기도 한다, 이 책은 심한 우울과 죽음의 고통을 오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단순히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지 않는다. 그녀는 직접 경험했던 긴 우울의 끝에서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 보고 진정으로 의미 있고 진실한 대화를 나누던 순간들을 회상한다. 그렇게 서서히 우울의 길에서 벗어나 앞날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약을 복용하고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우울감은 누구나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저자의 솔직한 고백들은 우울의 감정을 느꼈던 순간들을 더욱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그때 왜 무너져 내렸는지' 두려움, 상실, 상처, 외로움, 강박 등의 감정들을 마주하며 몸과 마음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운다.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기, 그 길은 언제나 열려있다.
잠깐 멈추자.
숨을 크게 쉬자.
내가 왜 여기 있고,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생각하자.
내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자.
그런 것들을 이루려면,
사람들과 한자리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좋아할 필요도,
그들이 나를 좋아할 필요도,
그들과 비슷해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p277)